라이벌간 시원한 응원전… 카페에선 뜨거운 샷대결

 

정, 행궁동 관광 활성화 주역

김, 삼성 본사 근무 경력 인연

지역서 성장한 로컬 브랜드들

다른 연고 구단 지원하며 눈길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수원에서 이름을 걸고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성민커피와 정지영커피로스터즈가 수원 프로축구판에서 로컬 커피전을 펼치고 있다. 각각 수원 삼성 블루윙즈 메인파트너사, 수원FC 공식후원사로 활동하며 수원 로컬 브랜드의 커피맛을 프로축구 팬들에게 널리 알리는 중이다.

지난 12일 찾은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 정지영커피로스터즈 행궁본점. 수원 토박이 정지영 대표의 남다른 수원 애정이 느껴지는 ‘위아 수워너(WE ARE SUWONER)’ 카피를 활용한 굿즈와 함께 수원FC 유니폼이 지하 1층에 진열돼 있었다. 지하 1층은 음료 등 주문을 받는 공간이다. 주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카페 굿즈와 정지영커피로스터즈가 우군으로 나선 시민구단 수원FC의 다양한 유니폼을 살펴볼 수 있게 동선을 꾸몄다.

정지영커피로스터즈는 지난 2017년 수원 행궁동에서 시작됐다. 지금이야 ‘행리단길’로 불리며 관광성지로 거듭난 행궁동이지만, 2017년 무렵엔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낙후된 원도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 카페가 문을 열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외부는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구옥의 큰 뼈대를 유지하고, 내부는 콘크리트면이 외부에 노출되는 등 당시 수원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젊은 수워너들의 흥미를 끌었다. 이를 시작으로 개성을 담은 다양한 카페와 공방 등이 행궁동에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몰렸다. 행궁동을 유명 관광지로 거듭나게 만든 주역 중 한 곳인 셈이다. 최근에는 스타필드 수원, AK플라자 수원, 롯데백화점 동탄점 등 9개의 경기도내 핵심 상권에 속속 입점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로컬 커피브랜드의 인지도는 세금 의존도가 높은 시민구단 수원FC에 수혈되고 있다. 정지영커피로스터즈는 지난 2024년부터 현재까지 수원FC를 후원하고 있다. 정지영 대표는 “구단이 힘든 만큼 수원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마음으로 2천만~3천만원 선에서 후원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수원FC 홈경기가 있는 날엔 홈·원정팀을 막론, 유니폼을 입고 행궁동 매장을 방문하면 50% 할인 등의 이벤트도 진행한다. 경기를 할 때는 적팀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수원을 방문해준 관광객이기에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한 취지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수원 영통구 신동 카페거리를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김성민커피는 올해부터 축구 명가 수원 삼성 블루윙즈 메인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김성민 대표는 삼성 출신으로, 수원 본사에서 근무했던 만큼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구단 파트너사 활동으로 이어지게 됐다.

특히 김성민커피는 수원 삼성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빅버드) 인근에 공식 파트너십 카페인 ‘그라운드 블루’를 지난 4월 오픈했다. 이날 찾은 그라운드 블루에는 수원삼성의 다양한 굿즈와 함께 김성민커피의 음료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단순한 카페를 넘어 경기 전·후로 수원삼성 팬들이 결속을 다지고 축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보였다.

김성민커피 또한 수원삼성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수원삼성이 경기에서 이길 경우, 다음 날 그라운드 블루에서 모든 음료를 1천원에 판매하는 행사다. 김성민 대표는 “이곳에서 판매한 수익 대부분은 수원삼성 유소년 후원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구단이 대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처럼 수원에서 성장한 로컬 브랜드가 각각 다른 연고 구단을 지원하며 ‘커피 더비’ 구도를 형성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만큼이나 수원 골목상권에서 큰 커피 브랜드들이 관중석을 각자의 향으로 진하게 물들이고 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