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선학체육관 앞 시민 100여명 ‘선관위 규탄 집회’

 

미추홀구 등 11곳 ‘투표용지 부족’

보수 성향 청년 주축 재선거 외쳐

“특정 정치 이념으로 생각 말길”

대학 총학생회도 잇단 비판 성명

지난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시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선관위 규탄과 재선거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6.6.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시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선관위 규탄과 재선거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6.6.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전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싸고 인천에서도 시민 참정권 침해 등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1시께 인천 연수구 선학동 선학체육관 앞. 한 손에 태극기와 함께 ‘참정권 보장’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시민 100여명은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선학체육관은 앞서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연수구 개표소로 사용된 장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것으로 최종 집계했다. 인천에서는 11곳(연수구 6곳·미추홀구 2곳·남동구 2곳·계양구 1곳)으로 파악됐다. 연수구 투표소 1곳에선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이날 집회는 보수 성향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집회 현장에는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빚은 선관위를 비판하고 참정권 침해 재발 방지를 요구하기 위한 시민들이 함께 자리했다.

집회를 주최했다는 한 청년은 개회사에서 “선학체육관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많은 선거 관리 인력과 참관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표가 진행된 장소”라며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시민들이 이곳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집회는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이 가진 의문을 해소하고,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시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선관위 규탄과 재선거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6.6.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시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선관위 규탄과 재선거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6.6.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진영 논리 아냐, 참정권 침해 분노”

20·30대 청년층 참가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인하대 재학생 백승현(25)씨는 “선거는 국민이 권력을 위임하는 가장 기본적인 과정인데, 투표와 개표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진 것 같다”며 “특히 인천 송도 일부 지역에서는 사전투표 득표 결과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는 등 시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결과뿐 아니라 절차에 대한 신뢰도 중요한 만큼 선관위가 논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본다”며 “특정 정치 이념이나 진영 논리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박현아(28)씨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참정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을지 걱정돼 목소리를 내러 왔다”며 “집회 참가자들은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참정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인천 소재 대학 총학생회들도 잇따라 비판 성명을 내고 있다. 인하대학교 총학생회는 이달 5일 “명백한 선거관리 실패로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며 “더 이상 선관위의 자정 능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인천대학교·경인교육대학교 총학생회도 성명을 통해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 잠실서 인천으로 번진 집회 시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재선거 등을 요구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에서도 관련 집회와 거리 행진이 확산하고 있다. 연수구 선학체육관 앞 집회는 이날부터 한 달간 매일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이어진다. 13일 오후에는 남동구 구월동 예술회관역 일대에서도 재선거 촉구 집회와 거리 행진도 이뤄졌다.

자녀와 함께 집회를 찾은 강모(37)씨는 “그동안 잠실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여해왔지만 이번에는 저와 아이들의 고향인 인천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싶어 나오게 됐다”며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한 선거와 참정권 보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