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동점골 이어 역전골 주역 오현규

등번호 없던 선수서 새 스트라이커 탄생

우기 탓에 번개 동반 폭우·정전 잇따라

변덕스런 현지 날씨 변수로… 대비 필요

선수단, 1차전 승리로 훈련장 곳곳 웃음

부상 김태현·배준호도 빠르게 복귀 전망

11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에서 후반 35분 오현규가 역전 골을 터뜨렸다. 2026.6.11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에서 후반 35분 오현규가 역전 골을 터뜨렸다. 2026.6.11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에 승리를 거두면서 1차 목표를 달성,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상대인 멕시코전에 대비하게 됐다. 첫 경기에서 사투를 펼쳤던 대표팀은 경기 다음 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차전을 향해 다시 담금질을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 후반 22분 황인범이 동점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6.6.11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후반 22분 황인범이 동점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6.6.11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 역전 골의 주인공 오현규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체코와의 첫 경기에서 황인범의 동점 골에 이어 짜릿한 역전 골을 만들어 낸 건 오현규(베식타시)였다. 오현규는 직전 카타르 월드컵 현장에도 있었지만 등번호가 없는 예비 선수였다. 당시 ‘앞으로 4년간 준비해서 당당히 등번호 달고 오면 된다. 꼭 해내자 현규야. 이제 시작이다’라고 일기를 썼던 오현규는 그 약속을 지켰고, 단 한 경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후반 24분 주장 손흥민과 교체된 오현규는 그라운드를 밟은지 11분 만에 역전 골을 터뜨렸다. 오현규는 경기 후 “경기 내내 어떻게 뛰었고,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며 “득점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현규는 직전 월드컵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이 경기에 뛰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예비 선수로 발탁, 월드컵을 간접 경험했다. 당시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써내린 선배들을 보고 4년간 열심히 달린 오현규는 ‘꿈의 무대’에 출전해 골까지 기록했다. 오현규는 “월드컵 첫 무대지만 4년 전 가까이에서 형들의 모습을 보며 경험을 했기에 떨지 않고 할 수 있었다”며 “유럽에서 뛰다 보니 유럽 선수들과 부딪힐 때도 자신감이 있었고 득점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오현규는 경기 직전 탈수 증상으로 38도까지 열이 오르는 상황에도 컨디션을 회복하고 경기에 나섰다. 오현규는 “점심 먹고 열이 엄청 올라 ‘뛸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다”면서도 “의무팀에서 극진하게 보살펴 주신 덕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 잇따른 폭우… 날씨 변수 주목

13일(현지시간) 밤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한 거리. 밤마다 내리는 폭우로 도로 곳곳에 물 웅덩이가 생겼다. 2026.6.13 과달라하라(멕시코)/이영선 기자 zero@kyeongin.com
13일(현지시간) 밤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한 거리. 밤마다 내리는 폭우로 도로 곳곳에 물 웅덩이가 생겼다. 2026.6.13 과달라하라(멕시코)/이영선 기자 zero@kyeongin.com

축제 분위기로 후끈 달아오른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연일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이로 인한 정전 사태도 잇따르고 있어 변덕스러운 날씨 문제가 멕시코전을 앞두고 하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체코와의 경기를 치른 당일 밤 과달라하라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일부 지역에선 변압기가 파손되며 정전이 발생했고, 다음날 아침에야 복구됐다. 이튿날에도 폭우가 쏟아지며 정전이 발생하는 일이 반복됐다.

과달라하라에 파견된 기자단의 숙소도 야간에 이틀 연속 정전이 발생해 다음날 복구됐다. 현지인들은 폭우와 정전에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다. 기자단 숙소 관계자는 정전에 대한 문의에 태연하게 “지금 조치 중”이라고만 대답했다.

과달라하라는 6월부터 우기가 시작된다. 우기에는 오후에 기습적인 소나기가 쏟아지거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자주 내린다. 멕시코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과달라하라 지역은 이번 주 매일 오후와 밤에 폭우가 예보된 상태다. 이에 대표팀도 훈련 시간을 오전 11시로 앞당기며 기후 변수를 피하고 있다.

체코전에서는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오는 멕시코전에선 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대표팀 훈련 일정이나 선수단 이동, 경기 준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폭우와 정전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하루 휴식 후 다시 훈련 재개

12일(현지시간) 홍명보호는 체코전 다음날 미니게임 등으로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2026.6.12 과달라하라(멕시코)/이영선 기자 zero@kyeongin.com
12일(현지시간) 홍명보호는 체코전 다음날 미니게임 등으로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2026.6.12 과달라하라(멕시코)/이영선 기자 zero@kyeongin.com

대표팀은 첫 경기 다음날 과달라하라 인근의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서 회복훈련을 소화했다. 경기에 뛰거나 왕성한 활동량을 보인 선수들은 가벼운 걷기와 사이클을 통해 컨디션을 점검했고,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들은 조깅과 미니게임 등을 1시간 가량 진행했다. 체코전 승리로 대표팀 분위기는 한껏 고무돼 있었다. 훈련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며 밝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이어졌다.

회복 훈련 다음날엔 하루 휴식을 취했다. 선수들은 꿀맛 같은 하루 휴식을 통해 가족을 만나 식사를 하거나 개인 시간을 보낸 뒤 복귀했다.

한편, 부상으로 훈련과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태현(가시마)과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할 전망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배준호와 김태현은 오늘 실내에서 보강훈련을 진행했다. 김태현은 예상보다 부상 정도가 가벼운 상태”라며 “김태현과 배준호 모두 2차전부터 뛸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은 지난 10일 훈련 중 발목을 다쳐 조별리그에 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벼운 부상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준호는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선수의 태클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당시 배준호는 절뚝이며 교체됐고 이후 정상적인 훈련도 소화하지 못했지만 2차전엔 뛸 수 있을 전망이다.

대표팀은 15일부터 다시 훈련에 매진한다. 체코전 승리의 환희를 잠시 뒤로 하고 오는 19일 멕시코전에서의 필승을 위해 다시 담금질을 시작한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