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미국-이란 종전 합의
원자재 등 단기간 내 정상화 지연
물류 현장, 최소 3개월 이상 전망
“정부 지속적 관리 요구” 목소리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 따른 전쟁 리스크 해소로 우리 경제도 급한 불을 끄게 됐지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자재 가격과 유가, 고환율이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려운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는 게 수도권 수출입을 책임지고 있는 경인지역 기업들의 목소리다. 그러면서도 일단 종전 합의에 대해서는 크게 반겼다.
15일 성기창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은 “경인지역 중소기업의 경우 제조업이 절반 가량 되는데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경영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자재를 대기업이 들여와 중소기업에게 소분해서 파는 형태로, 대기업에서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물이나 석유 등 원자재를 기존처럼 이득을 보고 한참 뒤에 내릴 경우, 대기업에서 납품 받는 중소기업은 전쟁이 끝나도 한동안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주요 원자재 가격을 보면 주석은 전년 동월대비 67%가 올랐고 알루미늄(50.3%), 아연(31%), 니켈(22.7%), 구리(41.7%)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감도 물류 현장에서는 정상화까지 최소 3개월 이상을 보고 있다. 해협 봉쇄 여파로 선박 운항 일정이 꼬인 데다가 중동행 화물이 주변 항만과 육상 운송망으로 우회하면서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서다.
실제로 해상 운임은 급등해 지난 12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천985.22로, 전쟁 이전인 2월27일 1천333.11보다 1천652.11p 상승했다. 유가 상승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묶인 선박들로 선복량이 부족해졌고, 우회 운항으로 운송 기간이 길어진 영향이다. 중동행 화물의 육상 운송비도 기존 1t당 80~100달러 수준에서 300~600달러까지 오른 상황이다.
인천지역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우회 항만에 내려진 화물을 다시 육상으로 옮겨야 하고, 선복도 다시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종전이 됐다고 해서 물류가 바로 풀릴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종전 합의로 브렌트유(배럴당 84달러)와 서부텍사스산원유(81달러)가 떨어졌지만 국내 물가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국제유가 변동분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유가와 환율이 안정될 경우 유류할증료 부담이 완화돼 하반기 여행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유류할증료와 고환율 영향으로 유럽 등 장거리 노선보다 일본·중국 등 단거리 노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장거리 노선 수요가 위축되면 항공사 수익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그나마 국내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8천545.98, 1천34.03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각각 422.36p, 4.98p 오른 수준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전장보다 8.7원 내린 1천511.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김주엽·윤혜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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