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4개국, 유럽 상대 ‘무패 행진’
첫 월드컵·첫 골… 퀴라소 ‘역사’
美 입국 제한 이란 ‘불편한 여정’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이 본격적인 열전에 돌입하면서 경기 결과 외에도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지고 있다.
■ ‘유럽 비켜’ 아시아 전성시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시아권 국가들이 잇따라 강호 유럽 팀들과의 대결에서 선전을 펼치며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아시아권 9개 국가 중 15일 기준 경기를 치른 4개 국가가 무패 행진을 기록했다. 상대는 모두 전통의 유럽 강호였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한국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 12일 A조 한국이 체코를 2-1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B조 카타르는 14일 스위스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으나 경기 막판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며 1-1로 비겼다.
아시아권으로 분류되는 호주는 같은 날 D조 튀르키예를 상대로 전·후반 1골씩을 터뜨리며 2-0으로 완승했다. 15일 F조 일본은 우승 후보로 꼽히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예상을 깨고 무승부를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경기 막판까지 2골씩을 주고받으며 2-2로 비겼다.
■ 1-7 대패에도 행복한 퀴라소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퀴라소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독일에 1-7로 대패했다. 하지만 퀴라소 선수들은 경기 후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처음 출전한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킥오프 6분만에 선취점을 빼앗겼으나 퀴라소는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활약 중인 리바노 코메넨시아가 전반 21분 첫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하며 자국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코메넨시아는 동료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이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에 처음으로 초대 받은 퀴라소는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퀴라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이름은 한국 국민들에게도 익숙하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인물로, 이번 월드컵에 나선 감독 중 최고령이다.
■ 종전 선언에도 앙금은 여전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열릴 뉴질랜드와의 첫번째 경기를 치르기 위해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입국했다. 이란 대표팀은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 캠프를 차릴 예정이었지만, 외교 갈등과 비자 발급 문제로 멕시코 티후아나로 베이스 캠프를 바꿨다.
이 때문에 경기를 치를 때만 미국으로 이동한 뒤 다시 멕시코로 돌아가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캠프에서 경기장까지 이동하는 데만 비행기를 포함, 5시간이 소요된다. 이란 대표팀 주장 타레미는 “평화와 즐거움, 월드컵 특유의 축제 분위기를 이번엔 온전히 느끼기 어렵다”며 “지금 겪는 긴장감은 월드컵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FIFA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마저 약화시킨다”고 일침을 날렸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했음에도, 대표팀 선수를 제외한 이란 지원 인력 4명만 미국 땅을 밟은 상태다. 앞서 미국은 소말리아 축구 심판 오마르 아르탄이 테러 조직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했고, 팔레스타인축구협회장 지브릴 라주브의 입국도 불허했다.
과달라하라(멕시코)/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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