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프로야구 팬 결속력 약화
인천서 태어난 자녀 팬덤 형성
문화 정착 이면엔 인구 안정화
정주도시 기능 특화산업 중요
1980년대 인천의 야구장에 들어서면 느끼던 게 있다. 인천의 홈 경기장임에도 3루 어웨이 팀 관중석에 비해 1루 홈팀 관중석이 턱없이 비어 있던 때가 많았다. 특히, 호남이나 경상권을 기반으로 하는 어웨이 팀과의 경기 땐 그 격차가 더 심했다. 홈팀 관중석에 인천 관중은 그저 그러려니 했다. 홈팀이라고는 하지만 심하면 2, 3년마다 바뀌었으니 특별히 정을 붙일 새가 없기도 했다. 초창기 인천 프로야구는 구단의 잦은 변경, 낮은 성적에 따른 팬들의 결속력 약화와 관중 동원의 어려움이 서로 물고 물리며 야구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였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야구장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부모와 같이 온 자녀가 이제는 머리가 컸다고 홈팀 관중석을 고집하였다.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자란 그 자녀의 고향은 당연히 인천이니 응당 홈팀을 응원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고향이 인천인 인구가 점차 늘면서 충성도 높은 지역 밀착형 팬덤이 형성되었다. 전용 구장이 생기고 연속 우승의 황금기를 맞으면서 야구도시 인천의 위상을 되찾기에 이르렀다. 성숙기에 접어들어 관중 수는 매년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최근에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이지만 이러한 인천 야구 발전의 깊숙한 이면에는 인천 인구이동의 안정화가 자리 잡고 있다. 지역 인구이동의 정도를 측정하는 대용지표(proxy)로 인구회전율(population turnover ratio)이라는 개념이 있다. 즉, 일정기간 중 평균인구에 비해 얼마나 많은 인구가 들고 났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구체적으로는 ‘(총전출인구+총전입인구)/평균인구’로 산출된다. 인구의 유입과 유출이 얼마나 활발하게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므로 해당 인구의 정체성, 안정성, 결집력을 보여주며 나아가 지역의 경제적 활력과 주거 매력도를 측정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인천의 인구회전율은 5년 단위로 측정했을 때 1980년대 초기(1981~1985)에는 102.3%에 달하였다. 즉, 당시에는 5년간의 평균 인구보다 많은 인구가 이사 가고 이사 왔다는 것으로, 인구변화가 엄청났었음을 의미한다. 경기도(111.7%)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따라서 인천시민에게서는 고향 의식 또는 정체성이 떨어져 있었다. 해서, 인천을 해불양수(海不讓水)의 도시로 일컫기도 하였다.
그러던 것이 현재(2021~2025) 인천의 인구회전율은 48.1%로 40년 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제는 들고 나는 인구보다 가만히 있는 인구가 많다는 것이다. 아직은 전국 평균(43.0%)보다 높지만, 전국 5위 수준까지 낮아졌다. 그만큼 안정되어 가고 있고 지역민끼리의 결속력이 높아져 정체성 또한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인천을 고향이라 부르는 이가 적지 않다는 말이다. 선거에서도 점점 인천사람이 아니면 인천에서 당선되기 어렵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인천의 인구회전율은 신도시 개발의 완성, 인구의 고령화와 자연인구 감소 등으로 안정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근의 서울과 경기도, 충청과 강원이 모두 인구회전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 독자적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으로 바뀌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인천은 수도권의 저렴한 베드 타운이라는 배후지로서 기능보다는 점차 자족기능을 갖춘 경제도시로서, 인구가 정주하는 지역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회전율이 낮은 독자적 정주도시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산업 면에서 지역산업의 향토산업화 필요성이 높아진다. 즉, 도서·해양, 항만·항공 관련 산업, 물류·제조를 중심으로 한 수출입 기반 산업, 수도권을 수요지역으로 하는 고령 친화 산업 등 지역 특성을 기반으로 한 특화산업의 발전이 요구된다. 아울러 인천에서 자란 인구가 인천에서 자리 잡도록 교육과 고용 면에서의 수용이 필요해진다. 또 정체성은 증가할 것이나 역동성이 낮아질 것에 대비하여 지역내 고강도의 역동적 생태계의 조성과 장려가 수반되어야 한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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