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국가 알아본 현지인 ‘눈치’
“K컬처·러시아 월드컵 좋아요”
선수 멘털 붙잡은 한덕현 ‘코치’
“하던 대로” 대표팀 격려 효과
월드컵 개막 5일째. 경기장 밖에선 한국을 사랑하는 멕시코 현지인들과의 흥미로운 만남이 연일 이어지는 반면, 경기장 안은 여전히 치열함이 감돈다. 멕시코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강인한 멘털이다.
■ “데께로, 꼬레아!”
멕시코 과달라하라 거리를 걷다 보면 멕시코 현지인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구하는 일이 많다. 일주일 가량 멕시코에 머물다 보니 이 곳 사람들은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과달라하라 리베라시온 광장에 펼쳐진 FIFA 팬페스트 현장에서 이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이유는 두 가지. 멕시코 여성들은 주로 K-pop과 K-컬처 등을 얘기하고, 남성들은 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언급한다.
과달라하라에서 나고 자란 알론드라·일로디아 모녀는 K-드라마에 푹 빠져 있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를 다 챙겨본다는 알론드라 씨는 “BTS도 좋아하고, K-컬처를 좋아한다”며 “멕시코와 한국은 형제의 나라”라고 했다.
또 다른 뤼네이·로이스 부자는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겨줘서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 멕시코인들은 도움 받은 것을 잊지 않는다. 항상 한국에 감사하게 생각했다”며 “지금 미국 LA에 살고 있는데, 손흥민이 LA FC에 오고 나서 바로 시즌권을 끊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시즌권자”라고 웃으며 말했다.
8년 전 러시아 월드컵 당시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멕시코는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한국이 독일을 꺾은 덕분에 기사회생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를 계기로 멕시코인들은 “Hermano, Coreano, Ya eres mexicano!(형제여, 한국인이여, 당신은 이제 멕시코 사람입니다!)”라는 구호까지 만들었다. 형제처럼 반가운 사이지만, 며칠 뒤면 조 1위를 놓고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쳐야 한다.
■ “하던 대로 하자!”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승을 거둔 홍명보호의 숨은 공신 중 하나는 의무팀이다. 의무팀 주치의들이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밀착 케어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한덕현 멘털코치(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선수들의 지친 마음을 돌보는 데 주력하고 있다.한 코치는 16일(한국시간)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서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 선수들이 저한테 와서 어떻게 뛰냐고 물어보면 ‘하던 대로 하자’고 얘기한다”고 했다.
한 코치는 지난해 9월 대표팀의 미국 원정부터 함께 동행하며 대표팀 선수들의 멘털 코칭을 이어왔다. 한 코치는 아침 기상 후 훈련 일정, 전술 등에 대해서 논의하는 스텝 미팅에 참여한 뒤, 훈련이 끝난 오후부터 4~5명의 선수들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한다.
이번 월드컵에 48개국이 참가하면서 예전 대회보다 기간이 길어졌다. 한 코치는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는 대회 기간이 오래됨에 따른 지루함, 스트레스, 예민함”이라며 “미국 솔트레이크 사전캠프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선수 뿐만 아니라 스텝들도 지치고 예민해졌다. 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스케줄을 짜면서 심리 파트에 대한 의견을 많이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한 코치는 현재 선수들의 심리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한 코치는 “1차전을 이기고 흥분해서 자만하지 않고, 2차전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논의하는 것을 보면 게임을 즐기는 상태”라며 멕시코전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과달라하라(멕시코)/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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