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권오진 활동가 8주기 추모식
애뜰광장 60명 참석 제사상도 마련
중증 24시간 활동지원 ‘생존 직결’
市, 2018년 재개… 예산 확보 노력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위해 투쟁하다 떠난 故권오진 활동가를 기억합시다.”
17일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서 故 권오진 활동가의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사업이 중단돼 끝내 생을 마감한 그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 60명이 모였다. 권 활동가의 영정사진과 각종 과일 등 조촐한 제사상도 차려졌다.
유명자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닭장같은 시설이 아닌 사회에 나와 오진 오빠의 손을 잡았을 때 무척 행복했었다”며 “오진 오빠가 우리 곁을 떠나고 나서야 사업이 다시 시행됐다. 사람이 죽고 나서야 움직이는 행정에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권 활동가는 인천 계양구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지내다 2014년 인천시의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으며 자립에 성공했다. 이 사업은 혼자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최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활동지원사들이 파견돼 24시간 동안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러던 중 2015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사업 정비 지침’을 발표하며, 사업이 중단됐다. 보건복지부는 인천시의 사업이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과 취지가 겹치니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장애인 단체들의 반대에도 2016년 2월 인천시는 이 사업을 중단했다. 24시간 돌봄을 받던 권 활동가는 매일 10시간 가량을 활동보조사 없이 홀로 지내야했다. 전신마비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그의 자세를 바꿔주고, 건강 관리를 해주는 활동보조사 없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의 욕창이 심해졌다. 결국 권 활동가는 2018년 6월 46세의 나이로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권 활동가는 생전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사업 재시행을 요구하며 인천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권 활동가는 “소변팩이 가득 차 역류를 하는 상황에 활동보조사가 없어 119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며 “목 아래 부분이 모두 마비돼 움직일 수 없는데, 활동보조사가 없는 사이에 불이 나면 누가 119에 전화해 줄 것이냐”고 지적했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는 최중증 장애인의 생존권과 탈시설과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권오진 활동가는 생애 마지막까지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외쳤다. 그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이 시설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것이 드러났다. 색동원에 머무르던 이들도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권 활동가의 죽음을 계기로 인천시는 2018년 하반기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다시 시행했다. 현재 인천시의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은 총 90명이다. 인천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모든 인천지역 최중증 장애인분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매년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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