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권오진 활동가 8주기 추모식

 

애뜰광장 60명 참석 제사상도 마련

중증 24시간 활동지원 ‘생존 직결’

市, 2018년 재개… 예산 확보 노력

1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애뜰 광장에서 故 권오진 활동가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2026.6.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애뜰 광장에서 故 권오진 활동가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2026.6.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위해 투쟁하다 떠난 故권오진 활동가를 기억합시다.”

17일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서 故 권오진 활동가의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사업이 중단돼 끝내 생을 마감한 그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 60명이 모였다. 권 활동가의 영정사진과 각종 과일 등 조촐한 제사상도 차려졌다.

유명자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닭장같은 시설이 아닌 사회에 나와 오진 오빠의 손을 잡았을 때 무척 행복했었다”며 “오진 오빠가 우리 곁을 떠나고 나서야 사업이 다시 시행됐다. 사람이 죽고 나서야 움직이는 행정에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권 활동가는 인천 계양구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지내다 2014년 인천시의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으며 자립에 성공했다. 이 사업은 혼자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최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활동지원사들이 파견돼 24시간 동안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러던 중 2015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사업 정비 지침’을 발표하며, 사업이 중단됐다. 보건복지부는 인천시의 사업이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과 취지가 겹치니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장애인 단체들의 반대에도 2016년 2월 인천시는 이 사업을 중단했다. 24시간 돌봄을 받던 권 활동가는 매일 10시간 가량을 활동보조사 없이 홀로 지내야했다. 전신마비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그의 자세를 바꿔주고, 건강 관리를 해주는 활동보조사 없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의 욕창이 심해졌다. 결국 권 활동가는 2018년 6월 46세의 나이로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권 활동가는 생전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사업 재시행을 요구하며 인천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권 활동가는 “소변팩이 가득 차 역류를 하는 상황에 활동보조사가 없어 119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며 “목 아래 부분이 모두 마비돼 움직일 수 없는데, 활동보조사가 없는 사이에 불이 나면 누가 119에 전화해 줄 것이냐”고 지적했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는 최중증 장애인의 생존권과 탈시설과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권오진 활동가는 생애 마지막까지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외쳤다. 그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이 시설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것이 드러났다. 색동원에 머무르던 이들도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권 활동가의 죽음을 계기로 인천시는 2018년 하반기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다시 시행했다. 현재 인천시의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은 총 90명이다. 인천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모든 인천지역 최중증 장애인분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매년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