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독서모임, 지역 커뮤니티로 성장

새로운 사람 만나고 대화하며 경험 공유

다양한 분야 작가와 나누는 북토크 눈길

문을 열고 들어서면 펼쳐지는 책의 한 페이지는 책방지기의 생각과 마음으로 촘촘하게 채워진다. 아주 크지는 않아도 우리 동네에 있는 책방 하나는 마치 작은 샘물처럼 마른 목을 축여준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는 문장 한 줄, 단어 하나로 살아 숨쉬는 책방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책방들은 각자가 가진 개성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책을 소개하는 일부터 지역의 독서 모임, 글 쓰기, 작가와의 만남 등 문학을 삶과 일상에 가까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이든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책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지만, 과거에도 그랬듯 미래에도 책이 보여주는 세상은 여전히 무궁무진할 것이다.

책방은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다. 서로가 가진 이야기들이 오가고, 사유가 아름답게 꽃 피우는 길목이다. 경인일보는 지역과 책방 그리고 독자들이 함께 더 넓고 깊게 이어지길 바라며 경기지역 동네 책방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추천 책들을 소개하는 연재를 준비했다. ‘책방, 잇다’가 언제든 가벼운 발걸음으로 우리 동네 책방에 들러 좋아하는 책 한 권 집어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여름서가 외부 모습. 2026.6.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여름서가 외부 모습. 2026.6.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책과 인연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수원시 이의동에 위치한 여름서가는 경험을 나누는 공간이다. 김민식 여름서가 대표는 책방에서 독서모임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대화하며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책방의 정체성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문을 연 지 만 4년이 된 이곳은 부지런히 싹을 틔운 새싹처럼 푸릇하면서도 어엿한 지역의 책방으로서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많은 책방들이 그렇듯 동네 책방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은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김 대표는 “사람들마다 ‘버틴다’의 개념이 다를 것 같은데, 저의 경우 여름서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간들이었다”며 “처음 시작할 때부터 10년은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좀 더 많은 분들이 알아봐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는 소회를 전했다.

여름서가 내부 모습. 2026.6.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여름서가 내부 모습. 2026.6.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여름서가의 책들은 초기에 자기계발이나 소설 분야가 많았다면 2년차부터는 인문학 책을 바탕으로 선별하고 있다. 또 김 대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간은 물론, 독서모임의 회원들이 해주는 책 리뷰를 듣거나 각자의 인생책이라고 할 만한 책들도 함께 읽어보며 큐레이션에 참고한다고 했다.

특히 이곳은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함께하는 북토크가 눈길을 끈다. 여름서가의 매력적인 공간에서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독자는 물론 작가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차곡히 쌓여갔다. 덕분에 북토크와 같은 여러 프로그램들이 더욱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김민식 여름서가 대표가 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을 소개하고 있다. 2026.6.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김민식 여름서가 대표가 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을 소개하고 있다. 2026.6.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김 대표는 “여름서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책을 좋아하게끔 하거나 인생 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수원을 넘어 다른 지역에서도 여름서가의 독서 모임 시스템을 가져가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 앞으로 이 작은 공간을 조금씩 확장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름서가가 추천하는 책]

나무와 인간 사이… 수명 중개인 운명

■ 단 한 사람┃최진영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56쪽.

책은 두 그루의 나무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무들은 수천 년의 세월 동안 풍파를 겪으며 살아왔다. 작가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이 나무들의 이파리 한 장을 빌려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삶과 죽음, 그리고 운명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은 나무와 인간 사이 ‘수명 중개인’이라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3대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각자가 운명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르고 어쩌면 그것은 오롯이 그 사람의 몫이기도 하다. 이것은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또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