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서 절단수술·처리과정 ‘의료법 위반 여부’ 캔다

 

자원봉사자 ‘재활용품’ 오인 배출

언론보도후 관리소장이 자진신고

관리·감독 부실 병원 책임 못피해

외과 의사 근무 수술 자체는 가능

의료계 안팎 ‘2차 감염 처치’ 의문

지난 19일 인천 연수경찰서에서 이헌 형사과장이 송도 재활용품처리시설에서 사람다리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한 언론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6.6.19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지난 19일 인천 연수경찰서에서 이헌 형사과장이 송도 재활용품처리시설에서 사람다리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한 언론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6.6.19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인천 송도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가 한 요양병원에서 오인 배출한 ‘의료폐기물’로 확인되면서 요양병원 측의 폐기물관리법 및 의료법 위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멸균 상태가 아닌 요양병원 병실에서 다리 절단 수술이 이뤄진 경위가 무엇인지 향후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연수경찰서 이헌 형사과장은 지난 19일 언론브리핑에서 “요양병원의 의료폐기물 처리·관리 실태와 절단 수술 등 의료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엄정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다리 절단 수술을 한 의사와 요양병원 사무장, 의료폐기물을 재활용품으로 착각해 잘못 배출한 자원봉사자 등을 대상으로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6월19일 인터넷 보도) 이 과장은 “우선 폐기물관리법 위반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며 “(절단 수술 행위에 대한) 의료법 위반 여부는 전문기관 등 자문을 받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요양병원 자원봉사자, 붕대 감싸진 다리 ‘재활용품’ 오인

병원 측과 환자 가족 측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다리 절단 수술을 한 환자(89)는 당초 한 대형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노환으로 심장이 약해져 다리까지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했고 다리 괴사 상태가 심해졌다. 환자 가족은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대형 병원 측의 설명에 입원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수소문하다가 인천 모 요양병원을 알게 됐다.

이달 1일 이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8일 병실에서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그의 다리에 다량의 고름이 차 있었고 신경손상도 있어 마취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고 병원 측은 경찰에 진술했다. 또 병원 측은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 무릎 부위가 이미 분리된 상태였고, 다리 뒷부분을 가위로 절단했다고 했다.

이날 병실에서 절단된 다리는 의료폐기물 봉지에 제대로 담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요양병원 내 자원봉사자가 의료폐기물을 보관소로 옮기는 과정에서 붕대에 감싸진 다리를 깁스용 석고로 착각해 재활용품으로 분류했다. 해당 다리는 10일 오후 2시28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됐다.

뒤늦게 언론보도를 봤다는 해당 요양병원 간호과장은 다리 절단 환자가 있었던 점을 기억해 병원 CC(폐쇄회로)TV에서 자원봉사자가 의료폐기물을 오인 배출한 장면을 확인했다. 이에 요양병원 관리소장이 17일 오후 연수경찰서에 방문해 해당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환자와 절단된 다리의 유전자가 일치한다고 경찰에 알렸다.

■ 의료폐기물 부실 관리…요양병원 병실서 수술 의문 여전

‘폐기물관리법’을 보면 의료폐기물은 발생 의료기관에서 전용 용기에 분리 보관한 후 전문 업체가 수집·운반해 통째로 소각하게 돼 있다. 자원봉사자가 환자의 다리를 석고 깁스로 오해했어도 이미 의료폐기물 봉지에 담긴 이상 원칙적으론 모두 소각했어야 했다. 폐기물을 운반한 자원봉사자에게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도 의료폐기물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요양병원의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폐기물 처리 방법 미준수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수술실이 없는 이 요양병원에서 병실 내 다리 절단 수술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요양병원은 병원급 의료기관과 달리 수술실 설치 의무가 없다. 병실 내 수술 과정 중 감염 예방 준수 여부가 문제 될 수는 있지만, 요양병원에는 외과 의사가 근무하고 있어 절단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진 않다.

다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멸균 상태가 아닌 요양병원 병실에서 외과적 처지가 이뤄진 것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다리 괴사가 아무리 심해도, 요양병원 병실에서 수술을 했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며 “수술실이 갖춰진 1차(의원급), 2차(병원급) 외과 모두 괴사한 다리 절단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릎 아래서 절단이 이뤄졌으면 이미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것”이라며 “일반적으론 2차 감염을 우려해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는 게 정상”이라고 했다. 인천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에서도 다리 괴사 등이 진행될 때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아 받아주는 곳이 없어 전원이 어려웠다는 진술이 있다”며 “의료 관련 기관과 협회 등에 자문을 받아 병실 내 절단 수술이 문제가 없는지, 또 요양병원에서 절단 수술을 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등을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