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 매개 바이러스성 감염병
예방백신·치료법 아직까지 없어
산책 즐기는 반려견들 위험 노출
외출후 털·피부 확인, 핀셋 제거
반려동물 양육 인구 1천500만 시대다. 공원과 산책로, 카페와 여행지에서 반려견과 함께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반려견은 더 이상 집을 지키는 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가족이 된 만큼 우리가 함께 책임져야 할 위험도 있다.
최근 수원에서 반려견이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되어 고양이 구강질환에 관한 칼럼을 잠시 뒤로 미루고 이를 알리고자 한다. SFTS는 작은소참진드기 등 진드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치명률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열과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SFTS의 고약한 점은 특별한 예방백신이나 치료법이 아직까지도 없다는 것이며, 발병시 사람의 경우 치사율이 20%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으로 특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SFTS를 산간지역이나 농업, 임업 등에 종사하는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만 발병되는 질병으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동물에서의 SFTS 발병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수원이라는 대도시에서 반려동물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개와 고양이 역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될 수 있으며, 감염된 동물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도 국내외에서 보고된 바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반려동물이 위험한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반려동물은 감염병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보호자가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다. 야외 산책 후 털을 꼼꼼히 살피지 않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반려동물을 단순한 컨디션 저하로 여기고 방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진드기는 깊은 산속에만 서식하지 않는다. 공원, 하천변, 등산로 주변의 풀숲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산책을 즐기는 반려견이라면 언제든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특히 기온이 상승하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인이 실천해야 할 예방 수칙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우선 산책 시 풀숲이나 수풀이 우거진 곳의 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털과 피부를 꼼꼼하게 확인하여야 하며 만약 진드기가 붙어있는 것이 확인되면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핀셋 등을 이용하여 제거해주어야 한다. 진드기 제거 후에는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상담하는 것을 추천하다. 만약 반려견에게 갑작스러운 고열, 무기력, 식욕부진,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진드기 예방제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동물병원 종사자와 보호자의 안전수칙도 중요하다. 감염이 의심되는 동물을 돌볼 때는 장갑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혈액이나 체액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감염병은 예방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이번 반려견 감염 사례는 특정 지역의 특별한 사건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기후변화와 생태환경 변화로 진드기 서식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SFTS는 앞으로도 우리 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사람과 동물의 건강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른바 ‘원헬스(One Health)’ 관점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일수록 건강에 대한 책임도 함께 나누어야 한다. 사랑은 관심에서 시작되고 안전은 예방에서 시작된다. 산책 후 반려동물의 몸을 한 번 더 살펴보는 작은 습관이 소중한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의 감염병 위험을 낮추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SFTS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올바른 정보와 예방으로 충분히 대응해야 할 질병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포가 아니라 경각심이며,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실천이다.
/송민형 수원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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