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줄이고 법은 무력화… 기업의 신종 참사 매뉴얼

 

박순관 대표 징역 15년 → 4년

위헌법률심판 제청서도 제출

대법이 받아들이면 판결 지연

유족 피해·사회 혼란 커질 듯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사건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사고 재판에서 중처법 위헌법률심판제청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21일 화성 아리셀 사고 현장 모습. 2026.6.2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사건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사고 재판에서 중처법 위헌법률심판제청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21일 화성 아리셀 사고 현장 모습. 2026.6.2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아리셀 참사가 오는 24일 2주기를 맞는다. 안전 불감증이 낳은 인재는 현재 재판 중인데,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심판제청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만에 하나 중처법이 위헌 심판이 받아들여져 재판이 지연된다면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아리셀 박순관 대표 등은 이달 초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서를 제출(6월17일자 7면 보도)했다.

중처법은 산업재해 사고에서 현장책임자에서 나아가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사업주·경영책임자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지난 2021년 1월 제정됐다.

처벌을 강화해 안전성을 담보한다는 중처법은 입법과정에서부터 노동계와 기업 측의 찬반 논란이 거셌다. 제정으로부터 5년, 시행 4년이 지난 지금도 논란은 여전하다.

논란의 한가운데는 중처법 기소 사건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폭발참사가 있다.

지난해 9월 1심은 박 대표에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나 지난 4월 열린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형량을 대폭 낮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고무줄처럼 오간 형량 끝에 사건은 대법원으로 향했고 아리셀 측은 중처법 자체에 위헌성이 있어 법원에 판단을 요구했다. 여기엔 지난해 부산지법에서 처음으로 중처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신청이 받아들여진 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건 재판부는 ‘원청은 하청이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민법 규정 등을 고려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인용했다고 하는데, 헌재에서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대법이 아리셀 사건에서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위헌 여부가 발표되기 전까지 3심이 중단되기 때문에 판결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다만 아리셀 사건은 원하청이 엮인 부산지법 사건과 다른 경우일 뿐 아니라 아리셀 측 변호를 맡은 김앤장 로펌 측은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사유를 밝히고 있지 않아 전망이 쉽진 않다. 김앤장 측은 신청 취지를 묻는 질문에 아리셀 사건에 관해 답변하지 않는 것이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중처법 사건인 아리셀 참사의 위헌심판은 재판 지연으로 이어지고 이 경우 유족들의 정신적 피해가 가중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 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손익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지금으로서는 (재판부의 결정을) 예측할 수 없다. 기각 결정을 내릴 경우 보통 (선고 공판 당일에) 선고에 앞서 발표하고,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그 전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며 “인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리셀 유족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률지원단은 “(아리셀 측이) 반성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용납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면서도 우려가 큰 모습이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