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사전예방으로 법 전환 촉구

일부 학계도 “형사처벌 위헌소지”

노동계 “재판 지연 꼼수에 불과”

평행선 속 관련자 헌재 판단 촉각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사건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사고 재판에서 중처법 위헌법률심판제청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21일 화성 아리셀 사고 현장 모습. 2026.6.2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사건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사고 재판에서 중처법 위헌법률심판제청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21일 화성 아리셀 사고 현장 모습. 2026.6.2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과정에서부터 주장이 엇갈렸던 노동계와 기업 측은 현재까지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산업재해 사고에서 현장책임자에게 나아가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업주·경영책임자까지 처벌하자는 중처법은 ‘처벌을 강화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처벌을 통해 안전조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정 단계부터 지금까지 팽팽히 맞서 왔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적극적으로 중처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단체다. 지난 5월 손경식 경총 회장(CJ그룹 회장)은 “현장에서 여전히 법 적용 범위와 책임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우려가 있다”며 처벌이 아니라 사전예방으로 법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총에 따르면 지난 2025년까지 중처법으로 31건이 기소됐으며 그중 2건에 실형이 선고됐고 23건 집행유예, 벌금형과 무죄는 2건씩이었다.

중처법 실형 사례가 적을 뿐 아니라 경영 책임자의 안전의무와 산업재해 발생의 인과 관계 입증이 힘들고 사망사고에서 원청과 하청의 지위-역할이 구분되지 않아 문제라는 인식은 중처법 위헌법률심판 제청에서 위헌성을 주장하는 대표 논리로 쓰였다.

이런 논리 중 일부에 대해선 학계도 동의한다는 의견을 표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중처법 전체 조항이 위헌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형사 처벌과 관련된 일부 조항의 (위헌성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며 “(특히) 형사처벌에 관한 부분은 위헌소지가 크기에 개정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계는 중처법 위헌성 논란은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위헌으로 법적 대응을 하며 재판 결과를 늦춰 중처법 취지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박세연 중대재해없는세상 공동집행위원장은 “현행 중처법에 노동계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도 않았다는 데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한계들을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으로서 중처법 개정 논의를 보면 자칫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 완화 방향으로 흐름이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평행선을 달리는 경영·노동계의 의견 속에 관련자들은 헌재 위헌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 교수는 “아직은 기업들이 중처법 위헌법률심판을 제청 신청하는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진 않은데, 종종 등장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헌재가 (위헌법률심판에 대한) 결정을 쉽게 내리긴 어려울텐데, 헌재 판결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노동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이정우(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위헌에 대한 헌재의 판결에도 여러 형식이 있기 때문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할지 등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달라질 것”이라며 “결국 ‘사람을 살리자’는 법 취지엔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데도,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황이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에선 중처법 의무가 부과돼도 결국 실무적으로 손을 놓아버리는 경우도 많다. 법을 어떻게 지킬 수 있게 해서 사고를 예방할 것인지 개정 논의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