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토덴코 주주총회 주주 자격 참여, 규탄 시위

보유 주식 적어 의미 있는 의결권 행사는 한계

연금신탁 규모 큰 미국, 이사 선임 등 영향력

지난해 8월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옥상 농성장에서 600일 만에 고공농성을 마친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크레인에 올라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5.8.29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지난해 8월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옥상 농성장에서 600일 만에 고공농성을 마친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크레인에 올라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5.8.29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2월11일자 8면 보도 등)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이 최근 주주 자격으로 일본 모기업 니토덴코 주주총회에 참석해 기습 시위를 벌이는 등 의견을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그간 노동조합이 직접 주식을 매입해 목소리를 내거나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가 있던 만큼, 노조 차원의 주식 매입이 부당한 경영권 행사를 저지할 수단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지난 19일 주주 자격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니토덴코 주주총회에 참가해 규탄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했다. 앞서 2024년에도 조합원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본사 앞 선전전을 벌이고 주주총회를 찾은 바 있다.

노조가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여 부당한 경영 방침에 대응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의미 있는 규모로 주식을 사들이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노조 차원에서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해 경영에 목소리를 낸 사례가 없지는 않다. 옛 현대증권 노조는 2005년부터 매달 조합비로 자사주를 사들여 한때 100만여 주를 보유,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이끌어내고 전 회장의 주가조작·부당보증 의혹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유 지분이 발행주식의 1%대에 그쳤고 2016년 KB금융에 인수되면서 사라졌다.

한 노동계 인사는 “설령 노조가 3% 이상의 지분으로 안건을 발의해도 근본적으로 주주 일반의 이해와 노조의 이해가 상충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없는 등 실효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평했다.

노조가 연금 운용에 일부 참여해 권리를 행사하는 나라로는 미국이 꼽힌다.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신탁 이사회가 퇴직연금을 공동 운용하는 방식이 자리잡혀 있으며, 미 전역에 1천400여 곳의 신탁이 있다. 한 주요 노조 연합체는 신탁 자산만 2천500억 달러(350조원 가량)가 넘는데, 이를 통해 아마존·맥도날드·테슬라 등 대기업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반대나 임원 보수 문제를 제기해왔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