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십년후 ‘메몰리57’ 막바지 연습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 다룬 작품

12명의 배우 대사·몸짓·동선 점검

26일부터 인천학생회관 대극장 공연

극단 십년후의 ‘메몰리57’ 연습이 이뤄지고 있는 인천 중구 신포동 극단 십년후 연습실 현장. 2026.6.1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극단 십년후의 ‘메몰리57’ 연습이 이뤄지고 있는 인천 중구 신포동 극단 십년후 연습실 현장. 2026.6.1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하우스 아웃! 프리셋 아웃! 암전입니다. 오프닝 음악은 흐르고 있고요. 음악 사라집니다. 암전 유지되고요….”

지난 18일 인천 중구 신포동에 있는 소극장 신포아트홀 건물 4층 극단 십년후 연습실. 김윤주 연출의 날카로운 ‘디렉션’이 귀에 꽂혔다. 연극 ‘메몰리57’의 담금질이 한창인 연습실은 배우 12명과 부연출자, 스태프, 그리고 십년후 대표인 송용일 협력연출 등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했다.

제44회 인천연극제 대상 수상작이자 오는 26일부터 7월 4일까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메몰리57’의 막바지 연습 현장이었다. 십년후는 인천 무대를 마친 뒤 작은 추모제를 열고 곧바로 부산에서 열리는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인천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작품은 1999년 인천에서 벌어진 비극 ‘인현동 화재 참사’를 다룬다. 김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비극을 기억하고 있는 자와 그 고통으로 인해 기억을 망각한 자,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얘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12명의 배우들은 김 연출의 표정과 디렉션에 집중하는 동시에 서로의 대사, 몸짓, 동선을 점검하면서 연기에 집중했다. 공간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쥐 서은과 서이는 조해민과 권혜영이 맡았고, 6명의 학생 가운데 이란성 쌍둥이 남매 정우·정필은 윤미애와 김한이, 횟집 아들 호철은 류완선, 아르바이트 학생 민주는 이미정, 운동부 지은이와 근식이는 정세리와 이희준이 각각 맡았다. 이외에도 소방관 성현(박성용 분), 경찰 진우(윤기원), 남매의 엄마(진태연), 정사정(이현호) 등이 극을 이끈다.

극단 십년후의 ‘메몰리57’ 연습이 이뤄지고 있는 인천 중구 신포동 극단 십년후 연습실 현장. 2026.6.1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극단 십년후의 ‘메몰리57’ 연습이 이뤄지고 있는 인천 중구 신포동 극단 십년후 연습실 현장. 2026.6.1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커다란 아픔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지만, 무대는 뜻밖에도 어둡고 답답한 분위기가 시종일관 이어지지 않는다. 배우들도 이러한 점에 신경을 쓰며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연기를 집중력을 발휘해 소화했다. 참사가 일어난 그날 학생들의 영혼은 한 자리에 모여 아픔을 잊은 채 왁자지껄 수다를 떤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살아있었다면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를 상상하면서 약속된 역할극을 벌이며 한바탕 놀이를 펼쳤다.

웃고 떠들다가도 그날의 아픔의 기억이 칼날처럼 수시로 끼어들어 아이들을 괴롭혔고,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무대 바닥을 구르며 몸서리를 쳤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아픔을 간직한 이들의 즐거운 한때를 연기해야 하는 엄청난 감정적·체력적 소모를 겪어야 했다. 긴 시간 집중력을 발휘해 연습에 집중하며 땀 흘리는 배우와 스태프에게 존경의 눈빛을 보내지 않기 힘들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