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성원으로 ‘책임’ 부채감에 임해
인천 대표 출전, 좋은 결실보도록 준비
“고통의 재연이 아닌, 아이들의 ‘빼앗긴 삶’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극작과 연출을 맡은 김윤주(47·사진) 연출은 참사 희생자들과 자신의 나이대가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연출은 “그들이 살아있었다면 나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먹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시작이었다”며 “사건을 단순히 다큐멘터리식으로 재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의도대로 무대에는 참혹한 고통 대신 유쾌한 파티를 즐기는 동창생들이 등장한다. 관객들은 극 중반까지 이들이 망자라는 사실을 눈치채기 어렵다. 연극을 즐기다가 마주하는 역설적인 진실을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연출적 장치다.
김 연출은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구도 대신 ‘우리’의 문제에 집중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완전무결한 사람이 과연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방관하는 태도나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유족과 망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겼을지 모른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부채감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독특한 제목인 ‘메몰리57’은 영어 ‘Memory(기억)’와 한국어 ‘매몰’의 뜻을 중의적으로 담아 김 연출이 직접 지었다. 그는 “결국 기억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라며 “비극을 고통으로만 치부해 망각 속에 매몰시킬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기억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했다.
작품은 전국 무대인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김 연출은 “수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아픈 기억을 더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인천 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성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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