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위축·인건비 상승 맞물려
폐업 잇따라 1년새 470곳 감소
체감경기 악화속 자산시장 ‘붐’
자본 양극화, 취약층에 큰 부담
청년과 은퇴자들이 몰리며 창업시장에서 각광받던 편의점의 위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내수위축과 인건비 상승이 맞물린 영향으로, 인수자를 찾지 못해 폐업을 결정하는 경기도내 편의점주가 크게 늘었다.
주가는 뛰고 있지만 체감 경제는 바닥에 머무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편의점과 같은 소매유통점의 업황은 소비흐름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경제가 악화되면 시민들이 지갑을 먼저 닫는 곳 중 하나다.
22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의 한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매대가 듬성듬성 비어 있었고, 담배 진열도 거의 채워져 있지 않았다. 점포 밖에는 ‘파격적인 본사 지원’, ‘17시간 운영·야간 무인 창업 상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점주 A씨는 “처음엔 알바 5명까지 쓸 정도로 장사가 잘됐지만, 1~2년 전부터는 평시 수준에 머물렀다”며 “의무 계약 종료 후 폐점을 결정한 뒤에도 본사 요청으로 인수자를 기다리며 영업을 연장했지만 결국 나타나지 않아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경기도 내 편의점 점포 수는 1만3천889곳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만4천359곳)보다 470곳이 줄었다. 도내 편의점 수는 ▲2021년 1만2천10곳 ▲2022년 1만3천257곳 ▲2023년 1만4천198곳 ▲2024년 1만4천536곳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지난해 처음 177곳이 줄어 감소세(1만4천359곳)로 전환된 뒤, 2년 만에 감소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편의점뿐 아니라 자영업 전반도 위축되고 있다. 편의점이 속한 상가 지하 1층에도 공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고, 지하 2층에는 헬스장은 폐업하며 임대료와 관리비 체납 사실이 안내문으로 남아 있었다. 실제 음식점 가동사업자도 2024년 5월 이후 2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동사업자 감소는 폐·휴업이 신규 창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반면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주 강세로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194.8%, SK하이닉스는 348.4% 급등했다. 경기 지역 아파트값도 6월 셋째 주 기준 전주 대비 0.21% 상승하는 등 주식시장 호황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체감경제는 악화되고 자산 시장만 강해질 경우,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격차가 확대돼 성장의 과실이 소비·고용·임금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은 “자본이 한쪽으로 쏠리면 양극화가 심화돼 취약계층 부담과 재정 지출이 함께 늘 수밖에 없다”며 “성과급의 온누리상품권 지급, 소상공인 선결제, 대기업 매출의 일정 비율을 기금화하는 등 자본의 흐름을 내수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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