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구호법 개정안 등 10여건 계류

“사회적 관심 반짝하는 수준 그쳐”

잇단 대형 사고… 조속 입법 필요

지난 22일 화성시 아리셀 사고 현장에서 아리셀 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와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박순관 대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6.6.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22일 화성시 아리셀 사고 현장에서 아리셀 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와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박순관 대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6.6.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아리셀 참사가 발생한 지 2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법률 제안 이유에서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등을 언급하며 아리셀 참사 재발 방지 대책을 다룬 개정 법률안 중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것만 10여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2024년 9월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해구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있다. 현행법은 이재민들의 임시주거시설 등을 지원하기 위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아리셀 참사 유가족 역시 사측과 협상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지자체의 임시주거시설 지원이 번복돼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재민을 정의할 때 유가족을 명시하고 범위를 형제와 자매 등 친인척까지 확대하자는 게 개정안의 핵심 내용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언어 장벽 속에서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을 받지 못해 피해를 키웠던 아리셀 참사를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보건 교육을 의무화한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지난해 11월 발의됐지만 해를 넘긴 뒤에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리튬배터리 관련 시설을 소방 안전 특별관리 시설물로 지정해야한다는 취지의 법률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 2024년 7월 발의된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은 리튬이온전지 생산 공장을 화재예방강화지구로 지정해 사전에 화재를 예방할 수 있어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해 8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방시설법 개정안’ 역시 계류된 상태다. 이 법안은 배터리 제조나 보관 시설에 전용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문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이 늦어지는 동안 화재로 인한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고로 인해 14명이 숨졌고, 이달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사고로 인해 5명이 사망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대형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법률지원단 단장인 신하나 변호사는 “2년 전 참사를 막기 위한 여러 법안이 발의됐지만 사회적인 관심은 반짝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입법이 늦어지는 사이 아리셀 참사와 같은 (대형)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제2의 아리셀 사고를 막기 위한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