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 영향력 넘어 ‘의회 독립’을
광역의원 선거, 광역단체장 연동
인물론보다는 대세론 결과 영향
집행부 견제·감시 본연의 역할
공천 방식·제도적 개선 제언도
인천시의회는 최근 네 번의 지방선거 결과 거대 양당이 번갈아 다수당을 차지했다. 지방선거 결과 시의회 다수당은 시장 후보가 속한 정당과 일치하는 흐름을 보였다. 시의원을 뽑는 광역의원 선거가 시장을 선출하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와 연동돼 있다는 건 ‘인물론’보다 ‘대세론’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지역 국회의원의 의중 또는 중앙당 이해관계에 따라 의정활동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방자치 30년을 넘어 10대 시의회는 ‘의회 독립성 확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3 지방선거 결과 10대 인천시의회는 민주당이 38석, 국민의힘이 7석을 획득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다. 의석수 기준으로 민주당이 84% 이상을 차지했다. 시의회 의장은 물론이고 상임위원장 자리 모두를 민주당이 독식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네 차례 선거 결과를 보면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35석 중 23석(66%)을 얻었고, 2018년 지선은 민주당이 37석 중 34석(92%)을 획득했다. 2022년 지선에서는 국민의힘이 40석 중 26석(65%)을 차지했는데, 그로부터 4년 뒤 치러진 6·3 지선에서는 민주당이 재차 ‘다수당 지위’를 가져왔다.
시의회에서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조례 제·개정과 예산 심의·의결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차기 인천시 입장에서는 현안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다만 민주당 시의원들이 중앙당 또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권에서 일정 부분 벗어나 지방자치 실행을 위한 ‘독립적 활동 공간’을 얻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8대 인천시의회에서는 2021년 당시 다수당이었던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인천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이틀 만에 개정되는 일이 빚어졌다. 제정안의 지하도상가 활성화 방안에 ‘행정재산의 용도 폐지 후 매각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게 개정 취지였다. 당시 인천시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게 상위법 위반이라며 반대했지만, 인천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지며 조례 개정을 강행했다. 국회의원 입김 때문이었다. 지하도상가가 위치한 지역의 국회의원이 시의원들에게 개정안 발의를 요청했다는 내용이 개정안 처리 당시 의회 본회의 회의록에도 남아 있다. 상위법을 어길 가능성이 있는 개정안을 두고 집행부와 야당이 반대했음에도 다수당이 같은 당 국회의원의 의중을 앞세워 강행 처리했다는 점에서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사례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이었던 9대 인천시의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 4월29일 인천시 군·구 선거구획정위원회가 11개 군·구 기초의회 의원정수와 선거구를 확정해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는데, 의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재차 선거구 조정을 추진하려다 회의가 파행된 것이다. 획정위 원안에는 남동구 가선거구가 5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로 포함됐는데, 국민의힘 행안위 소속 시의원들이 중앙당 지침을 받고 가선거구를 2인 선거구와 3인 선거구로 나누려 한 것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선거구 획정 시한(5월1일)을 넘기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를 최종 결정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해당 지역에 출마하려던 기초의회 후보들과 유권자들 역시 혼란이 불가피했다. 의회가 선거구 획정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사하지 못하고 중앙당의 뜻을 관철하려다 선관위에 결정권을 넘겨준 ‘촌극’이었다.
집행부를 견제·감시해야 하는 지방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천 방식과 제도적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별도로 뽑는 것은 의회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지역에 대한 전문성보다 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천되니 중앙정치에 계속 귀속될 수밖에 없다. 공천 방식 개선과 의원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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