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경찰의 직감, 소중한 생명 지켰다
행주대교서 여성 발견, 대화로 구조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해결하려 노력
동료간 화합 중요… 쉴 때 함께 운동
지난 4일 자전거 동호회원들과 한강 라이딩을 한 뒤 행주대교를 건너던 한 남성은 도로 방향을 틀어 다리 중간 지점으로 향했다. 잠시 스쳤지만 난간 앞에 서 있던 여성의 어두운 낯빛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였다. 평소 이 다리를 건너며 도보로 다니기에는 좁고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불길함이 페달을 더욱 재촉했다.
여성은 다행히 그 자리에 있었다. 자전거를 몰고 여성에게 달려간 이는 파주경찰서 운정호수지구대 소속 김지수(40) 경위. 김 경위는 한숨을 돌리고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시냐”고 운을 뗐다. 말없이 표정에 아직 그늘이 남은 여성에게 김 경위는 “건너편에 행주산성도 보이고, 날씨가 좋은 것 같다”는 식의 우스갯말로 분위기를 녹였다. 그러자 여성은 위험한 행동을 고민했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연 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김 경위는 “먼저 대화를 이어가다 경찰 신분을 밝히고 함께 다리를 건너자고 했다”며 “여성분 이야기를 하나둘 들어보니 어려운 상황에 있었고 무엇보다 대화할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쉬는 날이던 김 경위는 112에 신고해 추가 안전이 필요했던 여성을 다른 경찰관들에게 인계했다.
김 경위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을 ‘무언가를 끝까지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런 면이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섬세함을 더해 장점으로 부각하려고 노력한다”며 “지구대에서 경찰서로 사건이 넘어가기 전,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하려는 것도 그런 차원”이라고 말했다.
가령 자전거 절도 신고가 들어올 때 사건이 지체되지 않게 현장에서 CCTV를 확인하고 범인을 특정한 뒤 검거까지 이루는 것이다. 김 경위는 지난해 지구대 관할이 아닌 의정부·양주 등지에서 발생한 무인점포 연쇄절도 사건과 관련해 범행이 지하철 동선을 따라 이어진 점을 포착, 범인을 턱밑까지 쫓아 검거에 기여했다. 그날도 역시 김 경위는 비번이었다. 이와 같은 공들을 세운 덕에 연달아 특진을 따내기도 했다.
김 경위는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의 범죄·신고 특성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관할 지역에 가족 단위 아파트가 대다수여서 관련 사건이 많은데, 진술을 제대로 청취하고 분리 조치 등을 적절히 하는 것에 대해 현장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며 “돌발상황까지 발생해 도리어 경찰관들이 몸을 지켜야 하는 경우도 있어 어떻게 잘 대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김 경위는 그럴 때일수록 ‘내 몸을 지킬 수 있는 건 나와 내 동료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그는 “주어진 일을 하자고 스스로 다짐하면서도, 믿고 있는 동료들에게도 어떤 상황이든 잘 대비하자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만큼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쉴 때에도 종종 동료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마음을 모으는데,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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