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취업 경쟁 거치며 ‘룰’ 엄격

좌우 진영 아닌 ‘불공정’에 반응

인터넷·광장서 분출 ‘행동 연대’

노력에 합당한 보상인지 의문도

김진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진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2030을 매년 접해야 하는 대학 교원으로 세대가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경기 침체와 저성장이 유지되고 부동산과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취업으로 안정된 삶을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 청년 세대의 현실이다. 2026년 5월 기준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8%에 그쳤고, 청년 실업률도 7.2% 수준이다. 2025년 기준 39세 미만 가구 평균 순자산도 2억1천950만원으로, 2022년 2억6천140만원보다 줄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13억원대까지 치솟아 청년 세대 주거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졌다.

청년들은 소득, 자산, 주거 등에서 동시 압박을 받으며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질 가능성이 높은 세대가 되어간다. 더욱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은 단순 경제 조건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정신과 생활 방식, 미래에 대한 비전 자체를 짓누른다. 오늘 청년들이 겪는 피로와 불안은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가 되었다.

2030세대는 치열한 입시 경쟁과 오랜 교육 과정을 거쳐 합리성, 공정성, 자기관리, 성취 지향성이 강하게 내면화된 세대다. 또한 민주주의 교육과 민감한 사회성 속에서 성장해 ‘권위보다 절차’를 ‘특권보다 공정’을 ‘진영보다 내용’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형성된 세대다.

2030은 불만을 냉소에 머무는 세대가 아니라 현실을 냉정하게 읽으며 ‘공정한 사회’를 요구하는 세대로 미래 한국 사회와 정치 본질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세대다. 그들은 단순히 불안정한 청년층이 아니라 불안정한 현실을 가장 민감하게 인식하고 그 구조 개혁을 꿈꿀 세대다.

냉혹한 생활 환경에서 2030세대가 붙잡은 언어는 바로 ‘공정’이다.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기성세대에게 공정이 사회적 정의라는 추상적 가치였다면, 2030세대에게는 그것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구체적 준거라는 것이다.

그들은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거나 개인 권리를 침해받을 때 그냥 넘기지 않는다. 그 판단과 행위는 자연스러운 이의 제기와 현실 참여로 드러난다. 2030의 공정은 도덕적 수사가 아닌 실천의 과제이고, 선언이 아닌 제도개선 문제며, 울분을 느낄 현실적 문제다. 그래서 이들에게 공정은 현실 해석의 표준이자 사회 참여와 단체행동의 동인이다.

입시와 취업이라는 초강도 경쟁을 통해 살아온 이들에게 ‘룰은 지켜져야 한다’는 믿음은 삶의 기본 준칙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사회적 불공정을 인터넷 플랫폼이나 광장에서 자유롭게 분출하는 행동하는 연대다.

이들이 ‘선거’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 절차라는 점을 믿고 잘못된 과정에 항의한다. 이들은 절차상 오류를 단순한 행정 실수로만 보지 않고, 자신들의 삶 전반에 반복되어 온 ‘불공정’의 증거로 생각한다. 청년 세대의 반응은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민주사회의 ‘공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들의 ‘공정’ 인식이 좌우 진영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박근혜 탄핵 집회, 조국 사태 시위, 윤석열 탄핵 집회 그리고 이번 참정권 시위까지 다양한 광장 정치에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보수 정권 아래서 최고 권력을 끌어내렸고 진보 정권 아래서 ‘부모 찬스’와 ‘참정권 침해’에 맞선 자들도 이들이다.

2030은 특정 진영에 속한 세대가 아니라 그들의 객관적 기준으로 권력을 판단하고 ‘불공정’에 반응해 온 세대다. 이들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학습하고 사회적 판단력을 키워온 ‘새로운 지성’으로, 이들은 무조건적 지지나 반사적 반대가 아닌 정치 환경과 그 정당성을 갖고 판단한다. 지금 2030세대는 한국 사회와 정치의 주변부가 아니라 그 과정과 질서를 다시 점검하는 중심 세대다. 2030이 던지는 질문은 지금 한국 사회가 이들의 노력과 희생에 합당하고 공정한 보상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2030세대에 있기에 정부와 국민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들에 대한 올바른 실천적 지도와 처우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된다.

/김진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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