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수확시기 짧아져
화학비료 쓰지않아 대응 취약
늦은 장마 예고 생육기 ‘한숨’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친환경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화학비료와 제초제 사용이 제한돼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 등 기후 변동성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어려워서다.
용인에서 친환경 방식으로 버섯을 재배하는 김모씨는 최근 버섯이 자라는 배지(톱밥을 발효해 만든 혼합물)를 1만개에서 1만3천개로 늘렸다. 2012년 농장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기온이 지금처럼 높지 않아 5~7월과 8~11월 등 연간 7개월 동안 버섯을 수확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급격한 기후 변화로 재배 가능한 기간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7월에는 폭염이 극심하고 11월에는 갑자기 추워지면서 버섯을 수확할 수 있는 시기가 두달 정도 사라졌다”며 “짧은 기간 안에 생산량을 맞추려다 보니 배지를 더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어 비용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6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 6월 말부터 한여름 수준의 더위가 이어졌고, 전국 여름철 평균기온은 역대 최고인 25.7도를 기록했다. 가평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108년만의 극심한 가뭄도 나타났다.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이 반복되는 극단적인 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친환경 농가는 이러한 기후 변화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화학비료 대신 사용하는 유기질 비료는 양분을 서서히 공급하는 특성 탓에 가뭄이나 폭염으로 생육이 저하된 작물을 빠르게 회복시키기 어렵다. 또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잡초가 빠르게 번성하거나 병해충이 급증할 경우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올해는 장마가 늦어지면서 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생육기를 맞은 과수농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화성에서 유기농 배를 재배하는 김모씨는 “6월은 배 열매가 본격적으로 커지는 ‘비대기’로 적정한 수분량을 맞추는 게 중요한 시기인데, 이번 달에 비가 두 차례밖에 오지 않았다”며 “관수로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대기 중 질소 성분도 함께 녹아들어 토양을 더 비옥하게 만드는 빗물만큼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도의 친환경 농업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친환경 인증 면적은 2023년 5천239㏊(4천703호)에서 2024년 5천334㏊(4천737호), 지난해 5천743㏊(5천135호)로 증가했다. 도 관계자는 “학교급식 등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돼 있고, 경기도가 ㏊당 50만~150만원의 친환경농업 직불금을 추가 지원하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친환경 농가 확대를 위해 농업환경보전사업과 저탄소 농업프로그램 등 기후농정 사업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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