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발표 이후 ‘제각각’

추미애 당선자 공약 ‘원패스’ 불구

‘버스 무임승차’ 형평성 우려 여전

공급 수준 다르고 지역간 격차도

대광위 조정·조율능력 한계 지적

서울시가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버스 무임승차를 지원하고, 이에 맞춰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대중교통체계 개편 움직임이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29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관교동 롯데백화점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2026.6.2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서울시가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버스 무임승차를 지원하고, 이에 맞춰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대중교통체계 개편 움직임이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29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관교동 롯데백화점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2026.6.2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3년 9월 서울시가 발표한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도입 계획에 이어 최근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70세 이상 버스 무임 승차’ 추진 조례까지, 서울시가 ‘수도권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연계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던지면 인천·경기는 따라가야 하는 형국이 계속되고 있다.

하나의 교통 생활권으로 묶인 수도권 3개 시도가 통합환승체계 등 대중교통 정책에 대해 그동안 긴밀하게 협조해 온 기조가 깨졌다는 지적과 함께 현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대한 ‘한계론’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체계는 ‘따로 또 같이’로 요약할 수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정부의 대중교통비 환급제인 ‘K-패스’를 기반으로 추가 혜택을 주는 ‘인천 i-패스’와 ‘The 경기패스’를 운영하고 있고, 인천시는 별도의 광역버스 무제한 정기권 ‘광역 i-패스’를 추가했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정기권이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계획 발표 이후 수도권 3개 시도는 통합 정기권 도입을 논의했으나, 결국 2024년부터 제각각의 대중교통비 지원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

수도권 대중교통 정책이 혼선을 빚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핵심 공약은 제각각인 수도권 교통카드를 하나로 통합하는 ‘수도권 원패스’이다. 추 당선자는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을 공약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례 제정으로 70세 이상의 버스 무임 승차 정책을 추진하고, 인천시는 올 하반기 만 75세 이상 버스 무임 승차 정책인 ‘i-실버패스’ 시행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 시민 입장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지점이다.

인천 지역은 대중교통 여건 또한 서울과 달라서 ‘서울시의 일방통행 정책’을 그대로 따라가기에는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연구원은 지난 3월 낸 이슈브리프 ‘대중교통 요금지원 정책의 고려사항과 우선순위’ 보고서를 보면 대중교통망이 충분히 구축된 ‘성숙형 도시’와 대중교통망 확충과 서비스 개선 단계에 있는 ‘확장형 도시’는 정책 목표와 우선순위 설정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보고서는 “서울은 대중교통 성숙형 도시로서 전반적으로 높고 균질한 서비스 수준을 갖추고 있어 요금지원 정책이 이용 증가와 다수에 대한 공정한 혜택으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라며 “인천은 서울에 비해 대중교통 공급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고 지역 간 격차도 커서, 동일한 요금지원 방식이라 하더라도 정책 효과가 제한되기 쉬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인천시가 K-패스와 인천 i-패스 등 대중교통비 지원에 투입한 예산은 약 292억원으로, 동일한 재원 규모로 요금 지원 이외에 버스 증차나 배차 간격 단축, 노선 확충 등 확장형 도시에 맞는 대안에 대한 효과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에서는 수도권 대중교통체계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전담하는 기관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정책 조정·조율 기능이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상철 공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서울시의 70세 이상 버스 무임승차 정책 추진은 수도권 3개 시도의 정책이 일방으로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주민들은 수도권 단일 교통 생활권이 행정의 칸막이로 나뉘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인천시의 경우, 수도권 교통기구 논의를 심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