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비대위·경마노조 등 연합 진행
경마공원 출발해 남태령에서 집회
경마공원 이전 및 주택공급 계획 질타
경찰과 협의후 10여대 청와대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30일 오전 과천경마공원(렛츠런파크) 정문. 커다란 지게차와 집회차량 뒤로 100여대의 차량이 줄지어 늘어섰다.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두줄로 늘어선 차량에는 ‘경마공원 절대사수’ ‘졸속이전 즉각철회’라는 구호가 붙었다.
과천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와 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는 이날 서울 청와대로 향하는 ‘과천경마공원 사수 범시민 차량집회’를 열었다. 그동안 경마공원과 과천중앙공원을 벗어나지 않았던 집회의 틀을 깨고 대규모 차량집회라는 더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경마공원을 출발한 차량들은 긴 행렬을 이루며 선바위역을 지나 남태령으로 향했다. 이들은 당초 200대의 차량을 몰고 서울로 진입해 청와대로 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과 협의 끝에 차량을 100대로 줄이고 남태령에서 집회를 진행한 후, 일부 차량만 서울로 진입하기로 했다.
남태령에서 진행한 집회에는 차량에서 내린 100여명의 과천시민과 경마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최기식 의왕과천당협위원장, 김현석 도의원, 하영주 과천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9대 시의원 및 10대 시의원 당선자 등 국민의힘 당직자와 의원들도 참여했다.
집회에서는 정부의 경마공원 이전 및 9천800호 주택공급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자신을 ‘예비 과천시민’이라고 소개한 유원미씨는 “서울이 아닌 과천을 선택한 이유는 관악산과 청계산이 감싸안아 일상과 휴식이 어우러진 독보적인 힐링도시이기 때문이고, 과천의 가치는 고층의 아파트숲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힐링친화적 환경에 있다”면서 “정부에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를 묻고 싶고, 일방적 개발계획을 즉각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발언에 나선 박근문 마사회노조 위원장은 “충분한 검토와 책임 있는 대책 없이 속도만 앞세우는 졸속 이전은 결국 산업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는 이전부터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재원 마련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의 구속력 있는 약속 없이 이전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들은 김동진 경마공원 이전반대 비대위원장이 낭독한 성명에서 “경마공원 이전 및 주택공급 계획은 과천의 지리적 여건을 외면한 무책임한 교통정책이고, 과천의 녹지축과 환경을 훼손하는 개발이며,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천의 교육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정책이고, 과천시와 경기도의 재정을 동시에 흔드는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정부에 ▲경마공원 이전 및 9천800세대 주택공급 계획 전면 재검토 ▲교통·환경·교육·재정에 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 실시 ▲과천시민과 충분한 협의 없는 일방적 추진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남태령에서 집회를 마친 비대위 측은 경찰과의 협의에 따라 차량 10대를 선발해 청와대로 향했다. 이들은 청와대 인근에서 다시 한번 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이날 차량집회를 마무리했다.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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