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법무부 계획에 반발

식료품 등 생활용 가능케 방침

‘목적외사용 등 부정 인식’ 지적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난민과 /경인일보DB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난민과 /경인일보DB

법무부가 난민신청자에 대한 생계비 지급 방식을 현금에서 카드포인트로 변경키로 하면서, 인권단체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난민신청자에게 지급하는 생계비를 카드포인트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시행 시기는 오는 9월이다. 법무부는 생계비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현재 방식은 사용처 확인이 어렵고, 생활비 지원 목적 외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난민신청자에 대한 금융계좌 개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법무부는 (주)우리카드와 체결한 업무협약을 통해 난민신청자에게 계좌 개설을 지원한 뒤 카드포인트를 지급한다. 카드포인트는 식료품, 의류 구매 등 생활에 필요한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생계비 지원은 난민신청자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난민인정 신청일로부터 최대 6개월간 지원된다. 1인가구 월 58만여원, 4인가구는 150여만원이 지급된다. 지난해 362명에게 생계비가 지원됐다.

인권단체 난민인권네트워크는 법무부의 방침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법무부가 밝힌 ‘목적 외 사용’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이 단체 관계자는 “법무부가 명확한 근거 없이 난민들이 생계비를 목적 외로 활용할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며 “난민신청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포인트 지급 방식이 생계비 지급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난민신청자들은 생계비로 월세 등 주거비를 내고 공과금을 납부하기도 하는데, 카드포인트로는 이러한 용도로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건 지급 방식 변화가 아니다”며 “난민신청자의 금융계좌 개설을 지원하면서 생계비 지급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제도 시행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점 검토 여부 ▲의견수렴 절차 진행 여부 ▲난민신청자 생계비의 목적 외 사용 확인 사례 등의 내용을 담은 질의서를 법무부에 보내기도 했다.

법무부 난민정책과 관계자는 “생계비가 현금으로 지급되면서 사용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목적 외 사용 등이 확인되거나 적발되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생계비 지원이 카드포인트 지급으로 바뀌면서 여러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거비(월세 등)도 카드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난민신청자의 불편함이 없도록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