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따라 원청에 요구

대학들 ‘사용자성 검토’ 답 안내놔

구체적 판단기준 없어… 사례 검토

분회, 지노위에 시정명령 신청 계획

인하대 전경. /경인일보DB
인하대 전경. /경인일보DB

하청노동자들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천지역 대학들도 원청으로서 청소노동자들과 교섭을 시작할지 주목된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 인하대분회와 인하공전분회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시행된 올해 3월 10일 각각 인하대와 인하공전에 단체교섭 요구서를 제출했다. 인하대와 인하공전 청소노동자들은 그동안 대학이 용역을 맡긴 시설관리 업체와 교섭을 진행해 왔다.

교섭 요구를 받은 인하대, 인하공전 측은 ‘사용자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교섭 요구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련법에 따라 사용자는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하지만 두 대학은 청소노동자들의 사용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3개월 넘게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인하대분회와 인하공전분회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학 측에 시정명령을 내려달라고 신청할 계획이다.

신희숙 인하대분회장은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었음에도 대학 측은 사용자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며 교섭을 미루고 있다”면서 “청소노동자들은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일하며, 우리의 고용 전반에 대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들은 사용자 지위가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당장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란봉투법에 따라 사용자의 범위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이 있는 자’로 넓혀졌다. 하지만 판단 기준이 없다보니, 각 대학들은 청소노동자들의 채용과 인사, 근무환경 등을 결정할 권한이 없어 ‘사용자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인하대 관계자는 “사용자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다른 대학교들의 사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연세대 송도캠퍼스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도 대학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으나, 대학 측은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교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여대, 청운대, 재능대는 청소·시설노동자들의 노조가 꾸려져 있지 않아 교섭 요구를 받지 않았다. 국립대학법인인 인천대와 국립대인 경인교대는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학교법인 인덕학원, 성공회대학교가 하청노동자들의 사용자라는 점을 인정하고,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