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해 온 시간이 쌓여 만든 책방

인문고전부터 독립출판까지 선택 확장

글귀 번역·발췌한 미니 키링북 선보여

365북스 전경. 2026.7.2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365북스 전경. 2026.7.2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책방 앞에 빨간 차 한 대가 자리하고 있다. ‘365북스’의 최성욱 책방지기와 세계여행을 함께했던 든든한 친구이다. 책방지기는 이 빨간 차와 함께 연고도 없었던 용인의 시골 마을에 정착하게 됐다. 생소하고 낯선 시간들이 흐르면서 마을 형님들과 정을 쌓아갔고, 그들의 전폭적인 도움과 책방지기 부부의 손길을 거쳐 365북스가 탄생하게 됐다.

운명처럼 하늘에서 책방이 뚝 하고 떨어진 것 같지만, 사실은 오랜 시간 책을 좋아하고 읽어왔던 시간이 차곡히 쌓여와 얻게 된 기회였다. 책방지기는 10년간 작가들의 생일을 쭉 정리해왔다. 그러다 보니 매일매일이 작가들의 생일로 채워졌고, 그들의 책이 선사하는 시간들이 되었다.

책방의 성격은 너무나도 명확했다. 기필코 책을 읽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는 ‘너만을 위해 탄생한 책’이자 ‘같은 날에 태어난 작가의 특별한 응원’으로 연결됐다. 365일 매일 다른 탄생화가 있는 것처럼 그날이 생일인 작가의 책과 연결시키며 ‘나를 만나는 특별한 여행’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과연 내 생일에는 어떤 작가가 태어났고, 그 작가는 어떤 책을 썼을까.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처럼 365북스에서 만든 생일북의 포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365북스의 최성욱 책방지기가 책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26.7.2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365북스의 최성욱 책방지기가 책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26.7.2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그렇다면 365북스의 책들은 어떻게 골라질까. 최성욱 책방지기는 “태어난 지 100년이 지난 작가들의 인문 고전을 주로 다뤘는데, 지난해부터는 독립 출판하신 작가들도 적극적으로 큐레이션을 하고 있다”며 “제 마음을 가장 울리는 지점은 보편타당한 인간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정성을 다해서 책을 대하고 있는지는 그 작가의 글을 여러개 읽어보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에 관해서는 엄격한 기준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방을 열고 나서는 뒤틀린 활자도, 파본 조차도 귀해서 한 번도 받은 책을 반품한 적이 없었다”며 “저만의 기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가들을 품고 소개하고 응원할 수 있는 존중하는 마음들이 생겼다는 게 달라진 풍경”이라고 말했다.

365북스 전경. 2026.7.2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365북스 전경. 2026.7.2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그동안 일력과 컬러링북 등을 만들어 냈던 365북스는 이번에 ‘365탄생화 미니 키링북’을 새롭게 준비했다. 키링으로 달고 다닐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책에 816페이지를 꾹꾹 눌러담아 366종의 탄생화와 그날이 생일인 작가의 글귀를 책방지기가 직접 번역하고 발췌해 실었다. 책방지기는 이번 키링북을 두고 365북스 세계관의 완성이라고 표현했다.

최성욱 책방지기는 “독서클럽이나 작가의 북토크도 활발하게 했었지만, 최근에는 생일북의 수출과 같은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그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펼쳐질지 저도 궁금하다”고 웃어 보였다.

[365북스가 추천하는 책]

철학으로 본 개인의 역사

나 다움을 성찰하는 시간

■ 개인의 철학┃뤼디거 자프란스키 지음. 청미 펴냄. 508쪽.

개인의 감정과 취향을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세상에서 오히려 ‘나 다움’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책은 르네상스부터 20세기 실존철학까지 ‘개인’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해왔는지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추적한다. 몽테뉴, 니체, 사르트르, 루소 등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예술가들의 철학을 통해 나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 속한 내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고, 내가 어떤 방법으로 나를 만나야 하며, 다른 사람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