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넘어 어르신들께 일상의 즐거움 주고파”
디지털 기기 버거워해 고립 자처
닫혀있는 마음 열었을 때 ‘보람’
‘이웃’ 다시 연결하는 것이 복지
“고립된 어르신들의 일상에 ‘이웃’이라는 끈을 다시 연결하는 것이 복지의 시작입니다.”
안산 성포동 홍경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은 고령층 돌봄의 방향을 단순한 물품 전달이 아닌 ‘정서적 연결’과 ‘사회적 관계 회복’으로 규정했다.
‘똑똑 어르신 저희 왔어요’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성포동의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민관 협력으로 추진 중인 복지사업이다.
홍 위원장은 “현재 성포동은 어르신 인구 비율이 19.8%에 달할 만큼 고령화가 빠르지만 지역 사회 안전망은 부족한 현실”이라며 “어르신들께 ‘나는 혼자가 아니라 우리 동네와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어르신들이 직면한 위기로 경제적 궁핍을 넘어선 ‘사회적 단절’과 ‘디지털 외면’을 꼽았다. 스마트폰과 키오스크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사소한 병원 예약이나 복지 신청조차 버거워해 스스로 고립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어르신들에게 진정 시급한 복지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며, 온기를 건네는 말벗은 생존과 직결된 복지”라고 설명했다.
현장 활동의 어려움도 전했다. 그는 “낯선 방문에 경계를 풀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이성 어르신을 대할 때 복장이나 위생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만 진심은 통했다”며 “처음엔 문조차 열어주지 않던 어르신이 정기적인 방문 끝에 마음을 완전히 열고 지난 삶의 아픔을 털어놓으며 손을 맞잡은 사례는 활동을 지속하는 큰 동력이 됐다. 오늘만 기다렸다고 환히 웃어주실 때 가장 보람차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확대하고 싶은 사업으로는 ‘찾아가는 맞춤형 행복 문화센터’를 제시했다. 지금까지의 돌봄이 생존과 안전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원예, 그림, 추억의 노래 등 어르신 개인 성향에 맞춘 취미 활동을 배달해 일상의 즐거움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정책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동참도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위기는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며 “출퇴근길 이웃 어르신께 건네는 ‘식사하셨어요?’라는 인사 한마디가 하루를 버티는 큰 힘이 된다. 주민 여러분의 따뜻한 눈길이 가장 큰 복지인 만큼, 재능 기부와 봉사로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산/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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