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4곳 공석 중 지선

선거 현수막 지역공약 누락까지

현역 의원 6명 불과 절대적 열세로

시흥시장·광역의원 10곳 ‘무공천’

총선 공천용보다 관리형 배치 제언

지난 6·3 지방선거 기간 안성시에 게시된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현수막에는 지역공약란이 비어 있는 채로 걸려있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 SNS 캡처
지난 6·3 지방선거 기간 안성시에 게시된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현수막에는 지역공약란이 비어 있는 채로 걸려있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 SNS 캡처

6·3 지방선거가 끝나고, 정치권의 시선은 거대 양당 지도부 개편으로 향해있다. 양당 경기도당 위원장의 임기도 곧 만료돼, 지방선거 이후 각 당의 지역 조직 체계를 정비하고 2년 뒤 총선을 대비할 사령탑이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높은 국정 지지도, 낮은 당 지지율 속에서도 기초단체장이 있던 22개 지역 중 12곳에서 수성에 성공한 국민의힘은 경기도에서 그나마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기초단체장·광역의원 후보를 아예 내지 못했던 점 등 지방선거를 통해 도내 지역 조직력 약화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교차한다.

이에 2년 뒤 총선까지 당 조직력을 ‘바닥’에서부터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2일 국민의힘 경기도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달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시흥시장 선거에 후보를 공천하지 못해, 임병택 현 시장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또 도내 146개 지역구 광역의원 선거구 중 10개 선거구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못했다. 후보자를 내지 못한 곳은 부천2·안산2·안산5·화성6·화성8·시흥1·시흥3·군포4·파주1·용인3 선거구다.

대체로 진보 정당 지지 성향이 짙은 곳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후보조차 내지 못한 것은 당 조직력 약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도내 현역 국회의원이 6명에 불과한데다 성남중원·평택병·남양주을·화성정 지역에선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채 지방선거를 치렀다. 이번에 후보를 무공천한 곳들 중에선 화성8을 제외하고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이른바 ‘사고당협’은 없었지만, 각 당협위원장들이 지역 조직을 충분히 정비하지 못했다는 지적 등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북부지역의 한 당협위원장은 “민주당에 비해 현역 의원 규모가 절대적으로 열세인 만큼 전반적인 조직력 측면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지방선거 후보 등록 전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바닥이었던 상황이라, 당협위원장들이 후보군들에 출마를 설득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후보군을 발굴하고 출마에 이르도록 하는 것 역시 당협위원장의 역량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중앙당 당무감사에서 후보를 내지 못한 당협위원장들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직력 약화는 비단 후보 무공천 사태에서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지방선거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안성시에 걸린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현수막이었다. 양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현수막 시안을 각 지역에 전달하면 당협이 지역별 공약을 기입해 게시하는 방식이었는데, 일부 현수막에서 지역 공약이 누락된 채 걸리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수막 사고는 선대위와 당협 간 소통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일이었겠지만, 지역 당협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며 “결국 당의 조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토로했다.

당 조직력 회복 문제와 관련, 사고당협 문제 등부터 해소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협위원장이 지역 조직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는 점 때문이다. 일선 당협위원장들은 ‘총선 공천용’이 아닌 지역 조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춰, 당협위원장 인선 등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경기 남부지역의 한 당협위원장은 “지역에 당협위원장이 없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 대한 당 차원의 관리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당협위원장보다 평소 지역 조직을 관리하고 육성할 수 있는 관리형 당협위원장을 배치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