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권에 떨어진 늑장 규제
동탄·기흥·구리 3곳 부동산 묶여
예상한 다주택자 이미 매물 처분
토허구역 시행전 막차 행렬 포착
최근 정부가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등 경기지역 3곳을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와 유사한 현상이 신규 규제지역에서 포착됐다. 규제를 예상한 다주택자들은 서둘러 매물을 처분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전 계약을 끝내려는 ‘막차 행렬’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지난 5일 찾은 화성 동탄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결정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시점이 정확히 공유되지는 않았지만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예상은 대부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신규 지정했다. 규제지역 지정은 이달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고, 투기 방지를 위한 2년 실거주 의무를 두는 토지거래허가제도는 5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도 급매물은 크게 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규제 지정 직후 ‘빨리 팔아야 하느냐’는 집주인들의 문의는 이어졌지만 실제 거래로 성사되지는 않았다”며 “전세를 낀 급매물이 일부 나오긴 했지만 예상만큼 쏟아지지는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0·15 대책 발표 당시와 닮은 꼴
이미 주택 가격은 오를 대로 올라
대출 부담·내집마련 문턱만 높여
공인중개사 B씨는 급매가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미 처분할 사람들은 대부분 매매를 마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동탄이 지난해 10월 부동산 규제를 피해 가면서 집값이 급등했고, 이후 규제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면서 다주택자들이 미리 매물을 처분했다는 설명이다. 정작 규제 발표 시점에는 거래를 서둘렀던 수요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B씨는 “규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매물을 처분한 사람이 많아 6월 둘째 주부터 이미 거래가 한산했다”고 했다. 이어 “동탄은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커 갭투자가 활발한 지역이 아닌 데다 실거주 수요가 탄탄한 지역”이라며 “GTX 수서·서울역 구간 개통 등 개발 호재가 남아 있어 규제 이후에도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규제 발표 이튿날 찾은 구리시 수택동에서는 규제 발표 당일 거래를 서두르려는 문의가 몰리면서 “동네 전체가 분주했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왔다. 구리시는 ‘수택2동 재개발사업’ 등 노후 주거지를 중심으로 재개발 움직임이 활발한 곳이다. 수택동 곳곳에는 ‘재개발 주민설명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재개발 매물 대량 확보’, ‘재개발 분양권 투자 상담’ 등의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번 규제로 경기도 내 규제지역은 기존 12곳에서 15곳으로 늘었다. 동탄 등에서는 규제를 앞두고 매물을 내놓을 사람들은 이미 대부분 처분을 마친 데다 실수요가 뒷받침돼 집값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무주택자의 대출 부담과 내 집 마련 문턱만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관련기사 3면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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