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만 집중… ‘경증(미용·비수술)’ 손님 놓쳤다

 

‘큰 수술’ 기술·인프라에 몰두

의료관광 격차 벌인 부산·제주

‘피부과 진료’ 60% 이상 차지

중앙아 직항, 타지역 유출 우려

‘서울 이동’ 인천공항 효과 미미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마련된 ‘인천메디컬지원센터’ 앞을 지난 3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고 있다. 2026.7.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마련된 ‘인천메디컬지원센터’ 앞을 지난 3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고 있다. 2026.7.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지만, 의료관광 도시로서 인천의 위상은 뒷걸음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는 박찬대 인천시장의 ‘인천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 공약과도 맞닿은 현안인 만큼, 민선 9기 인천시가 의료관광 정책을 다시 살필 필요가 있다.

5일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201만1천822명으로 처음 200만명을 넘어섰다. 시도별로 보면 인천은 외국인 환자를 2만6천483명 유치해 전국에서 5위를 기록했다. 서울(175만5천2명), 부산(7만5천879명), 경기(5만4천85명), 제주(4만7천28명)에 밀렸다.

인천은 2023년 서울(47만3천340명), 경기(5만708명)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많은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1만4천606명)을 냈다. 이듬해인 2024년엔 이보다 많은 2만1천387명을 유치했는데, 의료관광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부산(3만165명)과 제주(2만1천901명)에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인천 외국인 환자 수는 23.8% 증가했지만, 부산과 제주가 각각 151.5%, 114.7%의 증가율을 보이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인천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2023년부터 인천관광공사와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사업 위수탁 협약’을 맺어 본격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섰다. 인천시의 초기 의료관광은 지역 내 선진 의료 기술·인프라를 바탕으로 큰 수술이 필요한 ‘중증’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는 개념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기존 인천의료관광홍보관은 ‘인천메디컬지원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의료관광 상담과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 서비스 지원 등으로 기능을 확장했다. 그 결과 그해 1만4천606명을 유치해 2022년(7천905명)의 두 배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외국인 환자 수요가 미용·비수술 등 ‘경증’ 진료과목으로 쏠리면서, 인천은 이미 이 시장을 선점한 다른 지자체에 밀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이 신용카드 데이터(신한카드)를 활용해 분석한 지난해 외국인 의료 소비액 진료과목별 통계를 보면, 인천에선 여전히 대학·종합병원(31.04%)의 비중이 가장 크다. 피부과는 20.54%, 성형외과는 7.15%였다. 이와 비교해 부산은 피부과가 64.63% 비중을 차지했고, 제주 역시 피부과(64.93%), 성형외과(16.92%) 등 순이었다.

최근 상황도 인천에 불리하다.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저가 항공사가 부산 직항 노선을 신설하면서, 이 지역 환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거치지 않고 부산으로 의료관광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지역별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수도 인천이 188곳인 데 비해 부산은 333곳으로, 의료관광 도시로서 부산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환자유치단은 타 지역 직항 항공편이 아닌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더라도, 인천이 아닌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환자들의 규모도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 2월 열린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 자료에 따르면 의료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2024년 기준 811만원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는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등 경제 파급 효과가 높다.

유치단 관계자는 “부산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이 오른 것은 대만 등 국가에서 찾아오는 ‘피부과’ 환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마침 직항 항공편이 늘어 환자들이 관광 겸 부산의 피부과를 선호하고 있다”며 “인천의 경우 마찬가지로 공항이 있고 가깝긴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환자들은 서울 등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 효과가 적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