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권 낡은 규제 먹힐까
삼전닉스 ‘셔세권’ 거침없는 상승세
수지·영통 비슷한 양상 전문가 예측
같은 지역 편차 ‘18억~22억’ 우려
자치구 단위 대책 적합 여부 의문도
경기도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른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이 선택한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가 3중 규제(7월1일자 1면 보도)의 대상이 됐다. 과천시 등 도내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지난 10·15 부동산 대책처럼 돈줄을 조여 시장을 멈추게 하는 방식이 골자다.
다만 동탄구와 기흥구는 지난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경기도 전통 부촌 과천시, 성남시 분당구와 달리 ‘반도체 머니(6월3일자 2면 보도)’가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과 동일한 수준의 부동산 규제가 수요층이 사뭇 다른 반세권을 정조준한 것이어서 정부가 원하는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앞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용인시 수지구, 수원시 영통구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거로 예측했다. 수지와 영통은 규제 전까지 거래가 활발했으나 규제 이후 관망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삼전닉스 ‘셔세권(셔틀버스가 지나는 지역)’으로 꼽히며 상승세가 거침없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5주(지난달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영통구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41% 상승했다. 영통·망포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누적상승률은 6.59%로 전년동기(0.95%)보다 상승세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용인 수지 누적상승률 또한 전년 2.96%에서 올해 9.77%로 3배 이상 상승했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집값 상승은 이어지고 있다.
촘촘하지 못한 규제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지역 내 가격 편차가 커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보면 전용면적 84㎡ 기준 지난 6월 화성시 동탄구에서 가상 비싸게 거래된 단지는 여울동 주상복합 ‘동탄역 롯데캐슬(2021년 입주)’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동탄역과 단지가 연결된 곳으로, 매매가는 22억2천500만원이다. 최저가는 반송동 ‘시범다은마을센트럴파크뷰(2008년 입주)’로 3억3천1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는 18억9천400만원에 달한다.
기흥구 또한 마찬가지다. 마북동에 소재한 신축 ‘e편한세상구성역플랫폼시티(2024년 입주)’는 14억7천500만원에, 고매동 ‘매화마을우남퍼스트빌(2002년 입주)’은 2억6천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같은 달에 거래된 동일한 면적이지만 입지, 신축 여부에 따라 매매가 차이가 극단적이다.
이같이 가격 양극화가 나타나는 상황 속에 자치구 단위의 규제가 적합했는지 의문을 표하는 주민도 상당하다. 기흥구 주민 A씨는 “구성역쪽은 가격이 상승했지만 외곽은 그렇지 않다”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 규제지역으로 묶였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치구를 넘어 동(洞) 단위의 핀셋 규제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부동산 양극화가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수억원에 달할 삼전닉스 임직원들의 내년도 성과급이 아직 시장에 풀리지 않아서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규제 적용이 되더라도 성과급과 저리의 사내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주택을 살 수 있다. 직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아닌 신혼부부, 무주택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줄어드는 등 주택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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