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보증 예산 부족에 신규·추가 지연

8월 재보증 비율 50 → 30% 하향 ‘민원 속출’

지역신보에 정부 지원 확대 절실 목소리

인천신용보증재단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신용보증재단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신용보증재단(인천신보)의 보증 공급 한도가 초과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생겼다. 지방정부와 민간 금융기관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지역신용보증기관을 대상으로 정부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정모씨는 최근 가게 운영자금을 빌리기 위해 인천신보를 찾았다. 재단 보증을 받아 금융기관에서 대출금을 받기 위해서다. 이미 인천신보로부터 받은 보증에 대한 대출금을 갚고 있었는데, 경영 사정이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재단에서 “추가 보증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정씨는 “예전에도 인천신보 보증상품을 받아 대출을 받은 뒤 대출 원금과 이자를 70% 정도 갚았을 때 추가 보증을 받았던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기존 대출을 다 갚지 않으면 추가 보증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보증을 받은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 보증 여력이 없다는 게 이유였는데, 추가 보증을 받지 못하면 자금을 확보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6일 인천신용보증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신규 보증서 발급 지연’ 안내문. /인천신용보증재단 홈페이지 안내문 갈무리
6일 인천신용보증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신규 보증서 발급 지연’ 안내문. /인천신용보증재단 홈페이지 안내문 갈무리

인천신보는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에 팝업 창을 띄워 “정부 재보증 한도 소진으로 신규 보증서 발급이 일시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인천신보 각 지점에서는 보증을 통한 자금 대출을 받으러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소상공인들이 최근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소기업을 대상으로 보증을 해주고 싶어도 이미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을 넘어선 탓이다.

한 지점 관계자는 “왜 보증을 할 수 없느냐는 고객 민원이 매일 쏟아지니 직원들도 난처한 상황”이라며 “제도적 한계로 추가 보증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해도 민원인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신보를 비롯한 지역신보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증을 하면, 보증액의 50%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신보중앙회)가 다시 보증하는 ‘재보증’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재단이 소상공인에게 5천만원을 보증했을 때, 2천500만원은 신보중앙회가 다시 보증을 하는 구조다.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 따르면 신보중앙회의 재보증 없이는 각 지역신보가 보증을 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그런데 올해 중앙회의 재보증 관련 정부 지원 예산이 줄면서 보증 한도가 빠르게 소진됐다. 신보중앙회는 올해 재보증 예산으로 4천130억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으나 정부가 요청액의 약 3분의 1인 1천570억원만 편성하면서 재보증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 4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올해 1차 정부 추가경정예산에도 재보증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더구나 신보중앙회의 재보증 비율이 오는 8월부터 50%에서 30%로 하향 조정되면서 지역신보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인천을 비롯한 각 지역신보가 신규 보증을 했다가 소상공인이 제때 대출을 갚지 못하면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섣불리 보증을 승인하기 어려운 처지다.

인천신보의 지난해 회계감사보고서를 보면 이미 재정 지표가 악화한 상태다. 소상공인이 대출을 만기 내 상환하지 못했을 때 재단이 대신 갚아야 하는 채권인 대위변제액이 1천450억원으로 2021년(427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인천신보의 당기순손실도 36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손실 규모가 150억~200억원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출연금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지역신보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지원 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신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재보증 없이도 추가 보증을 할 수 있도록 지역신용보증재단법을 바꾸는 방법이 있지만, 재단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한계가 있다”며 “소상공인을 현장에서 지원하는 지역신보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을 늘리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