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기씨, 맹성규 의원 남동구 사무실앞 농성

‘간주근로 제외’ 택시 업종 시행령 개정 요구

6일 오후 택시기사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며 인천 남동구 통신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나선 택시기사 고영기씨가 동료 노조원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보낸 편지를 읽고 있다. 2026.7.6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6일 오후 택시기사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며 인천 남동구 통신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나선 택시기사 고영기씨가 동료 노조원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보낸 편지를 읽고 있다. 2026.7.6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택시 기사들이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세상이 올 때까지….”

6일 ‘택시발전법(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 폐기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에 나선 택시 기사 고영기(56)씨가 맹성규 국회의원(전 국토교통위원장)의 인천 남동구 지역사무실 앞 통신탑에 오른 지 100일이 됐다.

이날 오후 3시께 통신탑 위에 올라 만난 고씨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고씨는 폭 50cm의 비좁은 공간에서 매일 새우잠을 자느라 매일 밤 1시간 간격으로 잠에서 깬다고 한다. 기둥을 다리 사이에 끼고 허리를 굽혀 앉는 것이 이곳에선 그나마 가장 편한 자세다.

택시발전법 개정안 폐기 요구하는 전북 택시노동자. 2026.7.6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택시발전법 개정안 폐기 요구하는 전북 택시노동자. 2026.7.6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그는 “좁은 공간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어야 하고, 잘 때도 다리를 쭉 펴고 눕지 못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며 “비닐과 천막으로 만든 지붕은 뜨거운 햇빛과 비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인데 본격적인 폭우와 더위가 시작돼 걱정”이라고 했다.

앞서 고씨의 건강 상태를 살핀 의사는 “혈압이 크게 올랐다. 100일간 버틴 것이 기적”이라고 했다.

고씨가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이하 노조)가 폐기를 요구했던 택시발전법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어 지난 5월12일 공포됐다. 이에 따라 법인택시 기사가 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내고, 소정 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으로 정해 고정 월급을 받게 하는 ‘택시월급제’ 도입은 2028년 8월20일까지 유예됐다. (4월27일자 6면 보도)

국회 넘은 택시발전법 개정안… 고공농성 택시노동자 “참담”

국회 넘은 택시발전법 개정안… 고공농성 택시노동자 “참담”

택시월급제 시행을 미루는 내용의 이른바 ‘택시발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 폐기를 촉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택시 노동자가 속한 노조는 정부의 법안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이하 노조)는 24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택시월급제를 유
https://www.kyeongin.com/article/1762462

노조는 현재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 택시 업종을 ‘간주근로제’에서 제외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사업장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노사가 합의한 시간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노조는 차량의 속도와 이동 거리 등 운행 정보, 택시 요금미터기의 데이터 등을 수집하는 시스템으로 이미 택시 기사들의 노동시간을 명확하게 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택시발전법 개정안 폐기 요구하는 전북 택시노동자. 2026.7.6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택시발전법 개정안 폐기 요구하는 전북 택시노동자. 2026.7.6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고씨는 100일 동안 비좁은 통신탑에서 버틸 수 있는 건 동료 노조원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응원 덕분이라고 했다. 그가 꺼내 보인 편지에는 “하루빨리 몸 건강하게 내려와서 함께 밥 한 끼 하자”, “통신탑 아래에서 힘을 보태겠다” 등의 글이 쓰여 있었다. 지난 3일 그의 생일에는 통신탑 아래에서 동료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동료 등이 보낸 편지를 읽어볼 때마다 눈물이 핑 돈다”며 “전국 택시 기사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