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대치의 상징, 예술로 평화채웠다”

 

40여 년간 교직 몸담은 교장 출신

임진강 건너편 북한과 460m 차이

세계 석학 포럼 미래 논의 하고파

다온숲 벙커갤러리 이오숙 대표는 “분단의 현장을 문화와 예술, 평화를 이야기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2026.7.1 파주/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
다온숲 벙커갤러리 이오숙 대표는 “분단의 현장을 문화와 예술, 평화를 이야기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2026.7.1 파주/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

“북한을 향해 총을 겨누던 공간이 이제는 평화를 이야기하는 갤러리가 됐습니다.”

한때 북한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던 군사시설이 평화와 문화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파주시 탄현면 임진강변 다온숲 풀빛정원에 조성된 ‘벙커갤러리’는 분단과 대치의 상징이었던 군 벙커를 예술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북녘 땅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는 총구 대신 그림과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으며 전쟁의 기억을 평화와 치유의 메시지로 전하는 특별한 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벙커갤러리 이오숙 대표는 40여 년간 교직에 몸담은 교장 출신으로, 현재 카페 다온숲 풀빛정원을 운영하고 있다. 파주시 탄현면 대동리에 위치한 다온숲 풀빛정원은 자유로와 임진강, 북녘 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카페다. 임진강 건너편은 북한 개풍군으로 강폭은 약 460m에 불과하다. 접경지역 특유의 풍광을 품고 있어 파주를 대표하는 평화·안보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벙커갤러리는 과거 군사시설이었던 벙커를 개조해 조성됐다. 외국 방송에도 소개된 이곳은 철문과 콘크리트 구조 등 군사시설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내부에는 회화와 사진, 조형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방문객들은 북녘 풍경을 바라보며 예술과 평화를 함께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대표는 “처음 이곳을 봤을 때 분단과 전쟁의 상징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며 “총구가 향하던 자리를 그림과 예술로 채운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파주 출신 김대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를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온숲 벙커갤러리 잔디광장과 인접한 캠핑 부지를 활용해 세계 각국의 석학과 전문가들이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평화포럼과 컨벤션센터를 조성하고 싶다”며 “분단의 상징인 접경지역을 세계 평화 담론의 중심지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긴장과 대립의 공간이 이렇게 따뜻한 문화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라며 “북녘을 바라보며 평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다온숲 벙커갤러리는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분단의 아픔을 평화와 문화로 승화시킨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때 적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던 벙커는 이제 예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고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공간으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파주/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