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비용은 그동안 몇 만원에서 수십 만원까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었다. 환자 입장에서는 설명을 들어도 적정한 가격을 알기 어려웠고, 그 틈을 실손보험이 메웠다. 암암리에 ‘실손으로 받는 치료’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17조원 중 도수치료를 포함한 근골격계 질환 보험금은 2조6천900억원으로 15.8%를 차지했다. 암·뇌·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 2조5천500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비정상이다.

보건복지부가 치료와 소비의 경계를 바로잡겠다고 나섰다. 이달부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에 포함시켜, 1회당 치료비용을 4만3천850원으로 통일했다. 환자가 95%, 건강보험이 5%를 부담한다. 이용 횟수도 주 2회, 연간 15회로 제한된다. 곧바로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본 물리치료나 단순 재활치료를 2주 이상 4회 받고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환자만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다. 관절 구축이나 강직 소견이 있어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는 연 24회까지 연장 가능하다. 비급여 중심의 과잉진료를 줄이고 건보 재정 악화를 막겠다는 취지다.

당장 의료계는 반발했다. “환자 선택 제한하는 관리급여 폐지하라.” 물리치료사들은 거리로 나와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의사의 진료권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는 과도한 행정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프리랜서 물리치료사도 적지 않단다. 아예 일부 병원은 도수치료 중단 안내문을 붙였다. 벌써부터 동적 족저압평가 같은 비급여 항목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환자들도 갈 곳을 잃었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희귀·난치성, 만성 통증 환자는 속이 타들어간다.

의료개혁에는 언제나 명암이 충돌한다. 가격을 표준화하고 과잉진료와 실손보험 남용을 줄여 의료비 체계를 안정시키려는 방향은 옳다. 하지만 환자마다 다른 질환과 회복 속도를 획일적인 횟수 제한으로 관리하려는 것은 아킬레스건이다. 정작 치료가 시급한 환자의 접근성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정책 변화의 핵심은 과잉진료는 줄이되, 필요한 치료는 보장할 수 있는가에 있다. 보건복지부는 3년 주기로 운영 성과를 평가해 세부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통증은 3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제도의 빈틈을 메우는 과정에서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재정의 효율성’보다 ‘환자의 삶의 질’을 먼저 살피는 유연하고 세심한 보완책을 기대한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