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폐지에 대금 정산 불투명

협력사들 소송 등 법적대응 가시화

정부 4400억 규모 긴급유동성 지원

거래처 확보 못하면 임시방편 불과

5일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홈플러스 서수원점 앞에 노동자들이 손글씨로 적은 “홈플러스 2만여명의 직원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습니다”라는 호소문이 붙어 있는 등 노동자 생계와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현수막과 손팻말이 곳곳에 걸려 있다.  2026.7.5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5일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홈플러스 서수원점 앞에 노동자들이 손글씨로 적은 “홈플러스 2만여명의 직원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습니다”라는 호소문이 붙어 있는 등 노동자 생계와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현수막과 손팻말이 곳곳에 걸려 있다. 2026.7.5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회생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소상공인들이 법원의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7월6일자 2면 보도)으로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홈플러스로부터 밀린 납품대금 정산이 불투명해지면서 납품업체의 협력업체까지 줄도산 우려가 나온다.

6일 용인시 수지구에서 6억5천만원가량의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스낵·세제 판매업체 대표 A씨는 홈플러스의 폐업이 가시화되면서 2차 납품업체들의 압박을 우려하고 있었다. A씨는 6개 납품업체에 적게는 3천만~4천만원, 많게는 2억~3억원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는데,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협력업체들의 소송 등 법적 대응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A씨는 “회생이 어렵다는 기사가 나온 뒤 납품업체들에게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냐는 연락이 잇따랐다”며 “2주 뒤 실제 폐업이 확정되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미 가능한 대출과 기금은 모두 받은 상태라 더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홈플러스의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납품업체들의 대금 회수 압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섰지만, 이미 대출을 끌어다 쓴 데다 대체 거래처 확보가 어려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2주 안에 2천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못하면 법원의 결정은 확정된다. 현재 홈플러스 대주주 MBK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이 자금 조달 방안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실정이다.

협력업체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중소협력사들에게 4천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는 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했지만, 납품업체들은 홈플러스 만한 굴지의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납품·협력업체는 4천603곳이며, 이 가운데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6억원 가량의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인천 서구의 한 여성용 속옷 제조업체도 매출의 80%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해 왔다. 대표 B씨는 “롯데마트나 이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는 기존 납품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어 ‘출혈경쟁’이 심한 상황이다”라며 “정부 지원도 결국 추가 대출을 받으라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1년 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만 홈플러스 같은 대형 납품처를 대체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