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곳 시범사업 ‘첫 날’

광명 ‘수동’ 설치… 수원, 시작 못해

일선 지자체, 짧은 준비기간 불만

시민들 취지엔 공감, 실효성 ‘의문’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6일 광명시청 종합민원실 화장실에 공공생리대 지급기가 설치돼 있다. 2026.7.6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6일 광명시청 종합민원실 화장실에 공공생리대 지급기가 설치돼 있다. 2026.7.6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누구나 필요할 때 생리대를 꺼내 쓸 수 있도록 공공생리대를 지급하는 ‘모두의 생리대’ 시범사업이 시작된 첫날, 경기도에서는 당일 오후에서야 지급기가 설치되거나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준비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평등가족부는 6일부터 전국 12개 시범지역에서 모두의 생리대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 선정된 지자체는 광명시·수원시 등 2곳이다.

그렇지만 이날 사업이 완벽하게 시작되진 않았다. 광명시는 사업이 시작된 날 오후에서야 부랴부랴 수동 지급기 설치를 시작했고, 수동 지급기를 신청하지 않은 수원시는 다음달은 돼야 자동 지급기를 받을 수 있어 아직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자동 지급기를 설치하기 위해선 전기 공급이 가능한지, 위험하지 않게 지급기를 고정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해 수원시·광명시 모두 아직 구체적으로 설치 장소를 정하지도 못했다.

모두의 생리대 시범사업은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지적하며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해보라”고 지시한 것에서 출발한 정책인데, 그렇다보니 대대적이었던 홍보에 비해 준비는 덜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지자체에서도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에 불만이 있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게 지난달 9일이라, 사업 시작까지 한 달여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며 “현장 관리를 위한 인원도 필요하고 안내도 필요한데 급하게 사업을 시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장에선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다. 이날 광명시청 종합민원실 여자화장실에 지급기가 설치된 모습을 본 시민들은 “유용할 것 같다”며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광명시민 지모(50대)씨는 “급할 때 필요할 것 같아서 좋다”며 “마침 오늘 딱 필요한 날이었다”고 생리대 1팩을 가져갔다. 공공생리대 1팩에는 중형 생리대 2개가 들어있으며, 포장지에는 ‘모두의 생리대’라고 적혀 있다.

다만 공공생리대 ‘싹쓸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수동 지급기는 너비 약 18㎝, 깊이 16㎝, 높이 34㎝ 크기의 상자 형태로 별도의 장치나 버튼 없이 상자 밑부분의 구멍에서 생리대를 꺼내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A씨는 “잠금장치도 없는데 한 사람이 많이 가져가도 모를 것 같다”며 “생리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니 (여성으로서는) 좋지만, 한편으로는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사업으로 지급되는 생리대도 남곤 한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정책이 남발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시작하기로 했던 사업이고,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추후 보완사항을 정리할 계획”이라며 “지자체별로 설치 일정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순차적으로 설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지·이시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