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中·日, 계획 수립·공사 진행

허브공항 각축전 ‘인프라’ 중요

하반기 발표 ‘7차 계획’ 반영 시급

“지방 구실로 투자 늦춰선 안돼”

인천국제공항이 7일 누적 여객 10억명 시대를 열었다. 2001년 3월 개항 이후 25년여만에 이룬 성과로, 인천공항은 짧은 기간 동안 세계 주요 허브공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대표 관문공항으로 성장했다.

개항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인천공항은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9%의 여객 성장률을 보이면서 코로나19 위기를 빠르게 극복했다. 지난해에는 국제여객 7천407만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하면서 전 세계 3위 공항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공항이 짧은 시간 누적 여객 10억명을 달성한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여객을 수용하기 위해선 추가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진행한 ‘포스트 코로나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인천공항 중장기 개발전략 재정비 용역’ 결과를 보면 2033년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는 1억1천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용 능력(1억600만명)보다 4%가량 많은 승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적기에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항의 수용 능력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게 되면 포화도가 높아져 이용객들의 불편은 물론 동북아시아 허브 공항으로서 경쟁력도 하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 제3여객터미널과 제5활주로를 건설하는 ‘인천공항 5단계 사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보고 있다. 인천공항 5단계 사업은 현 화물터미널 부지에 제3여객터미널을 짓고, 클럽72 골프장 부지에 제5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연간 약 2천만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제3여객터미널이 지어지면 포화도를 낮출 수 있다.

인천공항과 동북아 허브 공항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이나 중국 상하이 푸동국제공항,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은 이미 확장계획을 수립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첵랍콕공항과 푸동공항은 3대의 항공기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3독립 활주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최대 2대의 항공기만 이용할 수 있는 인천공항보다 시간당 항공기 처리 능력에서 앞서는 구조다.

인천공항공사는 5단계 공사 기간을 8~1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최대한 빨리 5단계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가 5단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국토교통부가 수립 중인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반영돼야 한다. 공항개발종합계획에 포함돼야 5단계 사업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은 올해 하반기 발표될 예정인데,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이나 대구경북신공항 등 새롭게 만들어지는 지방공항 여객 유치를 위해 인천공항 확장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전문가들은 지방공항 경쟁력 확보를 구실로 인천공항에 대한 투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공항은 국가 관문공항이자 장거리 국제노선, 환승, 항공화물 중심의 허브공항 역할을 하고, 지방공항은 저비용항공사(LCC) 유치와 지역 관광 수요 창출, 단거리 국제노선 확대 등을 통해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서대학교 김연명 항공부총장은 “일본과 중국 등 경쟁 공항들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 3독립 활주로 등 시설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뒤처질 수 있다”며 “지방공항은 LCC를 유도하고 지역 수요를 키우는 방식으로 가야 하고, 인천공항은 국가 허브공항 기능에 맞게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