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업법 개선 개정안 국회 발의
업체 자체적 확인 의무화 등 담아
“성장기 최소한의 안전장치 필요”
욕설과 혐오 표현, 범죄 등의 가사를 담은 음원이 아무런 제재 없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음원 사이트에 유통되고, 청소년들이 이러한 19금 음원을 발매해도 규제할 수 없는 실태(2025년 2월5·6일자 1·3면 보도)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현(더불어민주당·경기안산시을) 의원은 지난 6일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 음원 유통사들, 청소년이 만든 ‘청소년 유해 매체물’ 유통 막아야
멜론, 지니, 벅스 등 국내 유명 음원 사이트(플랫폼)에는 원색적인 욕설과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 표현, 범죄 행위를 묘사하는 가사가 붙은 음원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음원들은 대부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돼 성인 인증을 한 사용자만 음원을 내려받거나 청취할 수 있다. 하지만 성평등가족부의 청소년보호위원회 심의에서 걸러지지 않아 ‘19금’ 딱지가 붙지 않은 음원들도 적지 않다.
모순되게도 청소년들이 19금 음원을 발매하고 수익을 얻기도 한다. 지난해 1월 인천 연수구 한 중학교를 갓 졸업한 남학생 2명이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혐오 표현과 강간, 살인 등 범죄를 조장하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발매한 사실이 알려져 큰 공분을 샀다.
현행법은 청소년들이 본인은 들을 수 없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제작해도 막을 수 없다. 음원 유통사들은 음원 파일과 앨범 표지, 소개 글 등만 있으면 제작자가 미성년자이거나, 가사에 혐오 표현 등이 있어도 음원을 플랫폼에 유통한다. 미성년자들이 보호자나 법정대리인의 정보로 19금 음원을 발매할 수 있게 돕는 유통사도 있다. 유통사가 음원 등록을 요청하면 음원 플랫폼은 별도의 심의 절차 없이 음원을 발매한다.
김 의원이 발의한 음악산업법 개정안은 유통사들이 자체적으로 음원이 청소년에게 유해한지 검사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유통사가 유해하다고 판단한 음원의 제작자가 미성년자일 경우엔 유통을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지자체가 유통사에 시정이나 경고 조치를 하게 했다. 청소년들이 ‘19금’ 음원을 발매하지 못하도록 유통사가 거름망 역할을 하게 한 것이다. 자체 검사는 ‘청소년보호법’에 명시된 청소년 유해 매체물 심의 기준을 따르게 했다.
■ ‘19금’ 여부 심의 중인 음원도 플랫폼·SNS 확산 제한
음원 플랫폼과 SNS에 유해 음원이 무분별하게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방안도 마련됐다.
음원 플랫폼에 발매된 음원들은 성평등가족부의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사후 심사를 받는다. 비속어와 성적 묘사, 윤리 위반 등과 관련한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가사가 있을 경우,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된다. 그렇게 ‘19금’ 딱지가 붙은 음원은 혐오 표현이나 욕설 등으로 가득한 경우에도 유통 자체를 막을 순 없다. 그저 성인 인증한 플랫폼 사용자만 음원을 소비할 수 있게 제한할 뿐이다. 게다가 이러한 심사를 맡는 이들이 4~5명에 불과해 발매 후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실정이다.
김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유해 음원의 유통을 정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게 했다. 유통 정지·제한 요청을 받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신속하게 심의를 진행해 음원 플랫폼이나 SNS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음원의 처리를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게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청소년들이 혐오 표현이나 범죄를 미화하는 내용의 음악을 만들고 쉽게 접하는 환경은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성장기 청소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소년들이 제작한 유해 음원이 온라인에 무방비로 유통되며 또래 공동체와 교육 현장, 그리고 전체 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음원 유통 구조 뒤에 숨겨진 거름망 부재와 심의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사의 자정 노력을 유도하고, 긴급 대응 체계를 구축해 사회구성원들을 유해한 온라인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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