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인천국제공항 누적 여객이 7일 10억명을 돌파했다. 2001년 3월29일 개항한 인천공항은 10억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하기까지 9천232일, 총 25년3개월이 걸렸다.

누적 여객 10억명 돌파는 인천공항의 성과이지만, 동시에 과제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개항 25년여 만에 세계 주요 허브공항보다 빠른 속도로 10억명의 승객을 처리했다는 것은 그만큼 인천공항의 성장세가 가팔랐다는 뜻이다. 이 성장세를 현재 시설만으로는 오래 감당하기 어려운 탓에 인천공항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천공항 5단계 사업이 절실히 필요하다. 해당사업은 제3여객터미널과 제5활주로를 건설하는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다.

2024년 4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1억600만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오는 2033년이면 다시 포화 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여객터미널이 포화되면 출입국과 보안검색, 수하물 처리 과정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활주로 용량이 부족해지면 항공기 이착륙 지연과 슬롯 확보 문제로 이어져 허브공항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5단계 사업은 착공한다고 곧바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대형 인프라 사업인 만큼, 오는 2033년 포화가 예상된다면 지금 준비해도 결코 이른 것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달 말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에 포함돼야 인천공항 5단계 사업은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가덕도 신공항이나 지방공항 확충 논의와 인천공항 5단계 사업은 대체 관계가 아니다. 지방공항 정책이 지역 접근성의 핵심이고, 인천공항 5단계는 대한민국 관문공항의 허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전략의 문제다. 정치적 부담이나 기계적인 균형 논리 때문에 인천공항의 적기 투자가 미뤄진다면 피해는 인천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항공산업 전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정치적 셈법이 아니라 국가 관문공항의 경쟁력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누적 여객 10억명 돌파라는 성과가 과거의 기록으로만 남지 않으려면 이제는 인천공항의 다음 10억명을 준비해야 한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