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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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미 법적으로 폐지돼 존재하지도 않는 인천 행정구역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하는 과오를 범했다. HUG는 지난 3일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공고’를 발표했다. 인천 ‘중구’와 경기 이천시·양주시, 부산 사상구 등 4곳이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됐다. 지난 1일 단행된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영종구와 제물포구가 인천의 기초자치단체로 출범했고 중구와 동구라는 명칭은 이제 사라졌는데, 존재하지 않는 행정구역 명칭을 공고에 사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HUG는 주택도시기금법에 근거해 설립된 전문 공기업이다. ‘집은 든든하게, 도시는 생생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택분양보증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같은 각종 보증업무와 정책사업을 수행하며 주택도시기금을 운용·관리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국민의 주거복지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이 공사의 설립 목적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시장을 지원하고 안정시켜야 할 공기업이 오히려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며 국민 삶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집값 불안 우려와 인천·경기권 외곽 및 지방 미분양 속출이라는 양극화 속에서,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대응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져 나온 HUG의 이번 과오는 공기업의 안일과 나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이름만 고치면 되는 행정 착오 수준의 사안이 아니다. 옛 중구 지역은 현 영종구와 제물포구로 나뉘었다. 정책 대상 지역이 어디인지 현장에서는 알 수조차 없다. 더욱이 HUG의 그릇된 발표를 그대로 인용한 수많은 언론 보도가 여전히 ‘인천 중구’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소개하고 있어 시장의 혼란은 가늠하기 어렵다.

HUG는 뒤늦게 실수를 인정하고 정정 공고를 내거나 지정 취소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데, 이마저도 대응이 늦다. 공고가 발표된 지 수일이 지났고 당장 공고 적용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구체적인 후속 조치나 명확한 대책 발표는 보이지 않는다. HUG가 설립 목적대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려면,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즉각적인 수습에 나서야 한다. 미분양 관리를 위한 정확한 대상 지역을 재설정하고, 잘못된 공고로 억울한 피해를 보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