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조례상 악취 더 심한 축종 분류
용도변경 불가… 4개월 유예 부여
농장주, 등급 분류근거 불명확 ‘주장’
산업 성장… 기존 축사 활용 ‘대안’
안성시에서 10년 넘게 염소를 키워 온 농민이 한우 축사에서 염소를 사육했다는 이유로 퇴거 위기에 놓였다.
시는 조례상 염소가 한우보다 악취가 심한 축종으로 분류돼 축사에서 사육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농민은 등급을 나눈 기준이 불분명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5일 안성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말 안성 고삼면에서 염소 250여마리를 기르는 A씨에게 4개월 안에 축사를 비워야 한다고 통보했다. A씨가 염소를 사육하는 시설이 ‘한우’ 축사로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안성시 ‘가축사육의 제한에 관한 조례’의 축종별 악취등급에 따르면 염소는 3등급, 소는 4등급으로 나뉜다. 염소가 소보다 악취 영향이 크다고 분류된 만큼 한우 사육시설에서는 염소를 키울 수 없고, 배출시설 기준도 맞지 않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반면 A씨는 염소를 소보다 악취가 심하다고 분류한 근거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염소 산업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기존 축사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염소는 소보다 분변량이 적어 냄새도 심하지 않고 다른 지자체는 축종별 악취등급 자체가 없다”며 “1천190㎡(360(건)평) 규모의 기존 축사를 구입하는 데만 4억원이 들었고 장비와 축대, 전기시설까지 새로 설치했는데, 보상도 없이 퇴거를 요구하는 것은 생계를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주변 민원으로 신규 축사 허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존 축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가축사육 제한 조례가 있는 도내 10개 지자체 중 축종별 악취등급을 별도로 구분한 곳은 안성시가 유일하다. 특히 평택시는 일부 제한구역에서 축산업을 할 경우, 부지 경계로부터 확보해야 하는 이격거리를 300m·500m·2천m로 구분하는데, ‘한우’와 ‘양(염소 포함)’은 모두 300m 기준을 적용받는다. 젖소(500m), 돼지·닭(2천m)보다 악취 영향이 적은 축종으로 같은 범주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안성시는 현행 조례에 따라 행정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가축사육업 허가를 받으려면 배출시설이 축종별 등급 기준에 맞아야 한다”며 “등급이 더 높은 축종으로는 용도 변경을 할 수 없어 현행 규정상 다른 곳을 구해야 한다. 이에 유예기간을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100두 이상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데, 최근 개 사육 농가가 줄고 염소 농가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주요 축종으로 관리되지 않았던 염소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조례는 각 지자체가 제정·운영하는 사항인 만큼 도가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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