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대처 미흡… 외부 조사 지연
가해자 분리 조치 이뤄지지 않아
수사 전 ‘특정진술 회유’ 주장도
장애인시설 입소자인 중증장애인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생활지도사가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7월3일자 5면 보도) 시설장이 사건을 상급기관에 즉시 보고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법 상 장애인입소시설에서 장애인에 대한 학대가 발생하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이를 즉시 알려야 하는데, 사안을 묵인한 탓에 외부 기관 조사가 늦어지는 등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7일 화성시의 한 장애인입소시설 안팎에 따르면 지난해 9월9일 목욕을 하던 중 입소 장애인의 신체에서 멍을 발견해 의아하다는 취지로 혼잣말을 하고 있던 생활지도사 A씨에게 입소 장애인 B씨가 “생활지도사 중 한명이 한 장애인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손과 발로 때렸다”는 취지의 비언어적 표현을 했다. B씨가 A씨에게 본인이 목격한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한 것이다.
A씨는 퇴근 직후 팀장에게 이를 보고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이튿날 출근 후 B씨에게 폭행 내용 등을 재차 확인했다. 그런 다음 지난해 9월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각각 사무국장과 팀장에게 이 사안을 보고했다.
그런데도 조치를 취해야할 시설장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고 한다. 피해자와 목격자가 중증장애를 겪고 있어 명확한 진술이 어렵고 공교롭게도 시설장의 재계약 시점과 맞물려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원들이 외부기관에 이 사안을 직접 전달하겠다고 나서자 그제야 시설장이 움직였다고 한다.
가해자 퇴사 전까지 피해자와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내부에서 문제 의식이 있었고, 피해자의 보호자는 최근에야 폭행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외부 기관 수사를 앞두고 시설장이 B씨에게 특정 진술을 회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설장이 B씨에게 시설 폐쇄 등을 빌미로 외부 기관 조사에서 폭행 사실을 누설하지 말라는 취지의 압박을 했다는 것이다. B씨가 신뢰관계를 형성한 생활지도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비언어적 표현 등을 동원해 이 같은 내용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입소시설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전할 말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며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온 게 없어 말씀 드릴 내용이 없다. 결과가 나온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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