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지역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 직후 교제폭력 살인사건 현장을 찾아 국화꽃을 바치며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2026.7.8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성남지역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 직후 교제폭력 살인사건 현장을 찾아 국화꽃을 바치며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2026.7.8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사건 현장 인근서 기자회견

잠정조치 4호 강력 적용 등 촉구

현장 찾아 명복 빌며 추모

성남 중원구에서 발생한 교제폭력 살인사건(7월 7일자 7면보도)과 관련, 여성단체들이 신고해도 살해당하는 여성폭력의 현실을 규탄하며 교제폭력·스토킹 범죄에 대한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 체계와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남지역 여성단체인 분당여성회·성남YWCA·성남여성의전화·성남여성회 등은 8일 오전 사건 현장 인근 소공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가의 보호를 요청한 스토킹 피해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검은색 복장을 했고 기자회견 이후에는 사건 현장까지 손팻말을 들고 이동한 뒤 국화꽃을 바치며 피해자의 명복을 비는 추모의 시간도 가졌다.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7월 5일 새벽 성남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교제폭력을 자행하던 50대 남성에 의한 스토킹 범죄 살해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자는 이미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교제폭력 신고를 접수했고, 이후 피해자의 고소에 따라 가해자에게 접근금지와 연락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피해자에게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끝내 살해당했다. 이는 ‘신고하면 보호받을 수 있다’는 말이 현실에서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는 사건으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명백한 제도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보호를 요청한 피해자가 살해되는 사건은 반복되고 있다. 한국여성의 전화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친밀한 관계의 남성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한 피해자는 최소 650명에 이른다”며 “반복되는 여성살해는 개인 간 갈등이나 우발적 범죄가 아니다. 이는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소유물로 여기고 교제 거부나 이별 통보 등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뿌리 깊은 여성 혐오와 젠더 위계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신고한 피해자가 다시 죽음 앞에 놓이지 않도록 경찰과 지자체, 정부가 교제 폭력·스토킹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대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성남여성회 서향수 대표는 “피해자가 숨어다닐 것이 아니라 가해자의 물리적 접근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의무화하고 잠정조치 4호(유치장 유치)를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적용해야 한다. 또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가해자에 대한 엄벌과 강력한 처벌 규정이 마련돼야 하며 사회적 각성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구조적 성차별과 폭력의 고리를 끊어낼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정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