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78.9%… 산업 경쟁력 입증

기업 수 2.5%, 생태계 편중 심화

중견·중소 육성 ‘새 성장 과제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전경. /경인일보DB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전경. /경인일보DB

인천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지역 경제의 핵심축으로 급부상했지만, 소수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이를 다변화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8일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발표한 ‘인천 바이오 산업 동향과 지역경제 파급효과’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인천지역의 제약·바이오 산업 생산액은 7조7천억원으로, 전국 총생산의 6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액 역시 7조4천억원으로 전국 바이오 수출의 78.9%를 담당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설비 증설이 이어지면서 인천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은 연간 116만ℓ 규모까지 확대돼 글로벌 경쟁 도시들을 크게 따돌린 상태다.

하지만 인천 내 바이오 기업 수는 34개사(2024년 기준)로 전국 전체 기업 수의 2.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천의 바이오 생태계가 앵커(선도) 대기업 일부에 좌우되는 구조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인천의 바이오 생산액 중 96%는 수출을 통해 소화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편중돼 있다. 글로벌 수요가 급락하거나 단가 인하 압력 등 대외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대기업의 위기가 곧바로 지역 실물경제 전체 직격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집중 구조를 탈피하고 허리 역할을 할 중견·중소기업을 키우는 등 전반적인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부적으로는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원부자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의 역내 수급 체계를 구축하고, 이들을 위한 기술검증·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을 도와 다층적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동재 한국은행 인천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인천은 판교 등에 비해 밴처캐피탈(VC) 같은 모험자본 인프라와 대학, 연구기관 등이 부족하다”며 “인력, 연구, 투자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생태계가 조성돼야 국내외 우수한 중소 바이오 기업들을 인천으로 유치하거나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사업을 올해부터 기획해 추진 중이다. 시는 지난 5월 공개 경진대회를 통해 셀트리온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차세대 신약 분야의 유망 중소·스타트업 5개 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 자체 예산으로만 추진하다보니 사업 규모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인천에서 연구개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