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의회 개원 전후 급증

일회용품 사용제한·갯벌 안전 등

지난달만 4건… 현재 청구 총 7건

‘6개월내 1만 서명’ 심의요건 문턱

입법교육 강좌, 참여 활성화 영향

시민이 직접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발의할 수 있는 ‘주민조례청구제도’를 활용하는 사례가 올 들어 인천에서 급격히 늘었다. 시민을 대상으로 입법참여 교육이 활성화하면서 ‘직접민주주의 실현’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인천시의회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의회에 제출된 주민조례 청구안은 총 7건이다. 이 가운데 10대 의회 개원을 앞둔 지난달 29일 ‘인천시 일회용품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안’과 ‘인천시 갯벌·해루질 안전관리 및 이용 활성화 조례안’, ‘인천시 고령 농어업인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 ‘인천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 등 4건이 제안됐다. 10대 의회가 개원한 지난 1일에는 ‘인천시 전통무예 국선도 진흥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청구됐다.

9대 의회 임기 중인 지난 3~4월에는 교통 인프라 확충 관련 조례안이 주민조례청구제도를 통해 제안됐다. ‘인천시 검단신도시 자족기능 강화 및 검단홍대선 지원 조례안’과 ‘인천시 계양구 균형발전 및 광역교통망 확충 지원 조례안’ 등 2건이다.

2022년 1월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주민조례발안법)이 시행된 뒤 인천시민이 조례 제·개정안을 청구한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비추어 보면 올해 주민조례청구제도가 활성화된 건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조례안을 제출하려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주민 전체 인구의 200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개인이 이 요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인천지역 만 18세 이상 인구 200분의 1은 1만3천269명이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주민 참여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해당 조례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해야 하는데, 1만명이 넘는 인원이 청구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서명해야만 의회 심의 대상으로 오를 수 있다.

현재까지 인천시의회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된 유일한 주민조례안인 ‘인천시 기후 위기 극복과 교통복지 실현을 위한 무상교통 지원 조례’의 경우 인천지역 41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인천 무상교통조례제정 운동본부’가 주도했는데, 100여명이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해 6개월 동안 활동해 청구 요건(당시 1만2천752명)을 간신히 충족했다.

그럼에도 주민이 직접 조례안을 작성해 의회에 제출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은 직접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관심사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역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시민이 조례입법을 추진하는 건 지방자치의 본래 취지인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도 긍정적이다. 인천시의회와 군·구의회에서도 시민입법참여교육 강좌를 개설하는 등 주민 참여 활성화를 뒷받침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시의회 관계자는 “최근 3~4개월 사이 다양한 분야의 조례안이 주민청구 형태로 올라온 것은 전례가 없다”며 “일부 조례안의 경우 입법참여교육을 수강한 주민들이 직접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더 많은 주민이 지방자치 활동에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안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광역시의회 청사 전경. /경인일보DB
인천광역시의회 청사 전경. /경인일보DB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