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삶, 아버지 유언… “내 달란트 나눠 쓰고싶다”

 

사업 실패후 수레끄는 장애인 ‘각성’

15년째 소록도 찾아 주거환경 개선

부자 되는 것보다 나눔이 곱절 행복

조신현 국제자원봉사연합회장은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부자가 되는 것보다 몇 곱절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신현 회장 제공
조신현 국제자원봉사연합회장은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부자가 되는 것보다 몇 곱절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신현 회장 제공

“봉사가 저를 살린 거죠. 베푸는 삶은 아버님의 유언이기도 했습니다.”

조신현 국제자원봉사연합회장은 한때 대구에서 손꼽히는 건설사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하던 사업가였다. 그러던 그에게 갑자기 닥친 IMF 외환위기는 한순간 모든 것을 앗아가며 그를 벼랑으로 내몰았다.

아버지를 이어 경영해온 회사는 자금난과 경기 불황을 버티지 못해 부도가 나며 공중분해됐다. 뒤이어 계속 악재가 겹치며 세찬 역경을 견뎌야 했다.

조 회장은 “어느 날 시장을 걸어가는데 하반신을 잃은 장애인이 작은 수레에 엎드려 물건을 파는 모습을 보고 ‘세상에 이겨내지 못하는 역경은 없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으면서 삶의 희망을 봤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길로 봉사를 시작했고 남을 돕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앞장섰다. 고향인 대구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던 그가 의정부에 정착한 건 지난 2015년. 의정부에서도 국제자원봉사연합회에 몸담으며 열정적인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청소부터 무료급식, 이·미용 봉사, 장애인 목욕 봉사, 김장 나눔, 홀몸 어르신과 말벗 돼주기까지 ‘틈만 나면 봉사’란 말이 나올 정도로 봉사에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은 “어느 순간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삶의 이유가 돼 버렸고 부자가 되는 것보다 몇 곱절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지금의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구에서 의정부로 터전을 옮긴 뒤에도 봉사를 위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이 있다. 바로 한센인가 모여 사는 소록도다. 그는 그곳에서 15년 넘게 집수리 등 주거환경 개선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소록도를 찾을 때마다 그곳 주민들이 따스하게 반겨줘 이제 정이 들어 고향을 찾는 듯 자연스럽다”며 “봉사의 참 의미를 되새기고 보람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국제자원봉사연합회는 정부나 공공기관·단체의 도움 없이 순수하게 회원들의 힘으로만 꾸려지고 있어 그들의 봉사가 더욱 빛을 발한다. 회원들 스스로도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

조 회장은 “아버지는 생전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살았고 ‘베푸는 삶을 살라’는 가르침을 주신 스승과도 같은 분이었다”며 “아버지가 남기신 교훈대로 내게 주어진 ‘달란트’가 의미 있게 쓰이도록 남은 인생 봉사와 나눔의 삶에 모든 열정을 다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