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건축물 특별법’ 공포 그후
피해자들 ‘이행강제금 부담’ 덜어
연말부터 1년6개월간 한시적 시행
주거·재산권 보호 규제 완화 불구
불법 감소 미미… ‘실효성’ 의문도
불법으로 지목된 근생빌라시설을 한시적으로 양성화하는 법안이 지난달 말 공포됐지만 불법을 용인한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다만 수원, 성남 등에서 발생한 피해사례(2025년 5월9일자 3면 보도)를 구제하는 목적의 한시적 시행으로 애꿎은 피해자들은 구제책을 찾게 됐다.
9일 국회에 따르면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이 지난달 16일 공포됐다.
이 법안은 지난 2023년 12월31일 이전에 사실상 완공된 소규모 주거용 건축물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사용 승인을 허가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법안은 오는 12월부터 1년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정부는 서민의 주거 안정과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완화라며 입법 취지를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불법을 구제하는 법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건축주의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임차인이나 매입자들에게 전가되는 문제(2025년 5월9일자 3면 보도)가 발생해왔다.
하지만 이 법으로 법 시행 기간 세대 면적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근생빌라 매입자는 지자체에 신고 후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불법 개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근생빌라를 매입했던 피해자들이 연간 수백만원씩 부담해야했던 이행강제금 등의 부담을 덜어주는 구제안이 생긴 것이다.
다만 양성화를 하기 위해서는 이행강제금 5회를 납부해야한다. 불법 건축물로 인해 일정 기간 어려움을 겪은 이들에 한해 양성화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투기를 위해 반복적으로 근생빌라를 매입하는 경우를 걸러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불법 행위에 대한 일종의 책임과 구제 기회가 공존하는 셈이다.
장희권 전국 다세대·근생빌라 피해자 대표는 “양성화 법안이 공포된 것은 반길 일”이라면서도 “이행강제금을 많게는 800여만원씩 내는 경우도 있는데 5회 납부 의무화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면적 비율과 주차장 관련 기준 완화 등 법안이 피해자들의 현실을 반영한 구제안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 추가적으로 개선 사안을 촉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불법 건축물에 대한 한시적인 구제가 자칫 불법 증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근생빌라가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불법 건축물 양성화는 이미 지난 1980년, 1981년, 2000년, 2006년, 2014년 등 다섯차례 추진됐다.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여러차례 진행된 양성화 과정에도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불법 건축물이 크게 줄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이번 법안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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