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금 규모 아닌 공헌도 검토 기준 필요
관리넘어 ‘지역밀착 경영’ 도맡아
中企 자금공급·사회적 가치 실현
지방은행에 가까운역할 기대높아
내달말 확정 신한·하나銀 등 준비
“심사위원·기준에 투명성 보장을”
지방은행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금고(공공 목적을 가지는 특수 금융기관)는 공공자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넘어 사회공헌 등 ‘지역 밀착형 경영’까지 담당한다. 인천시가 시금고 선정 절차를 앞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엄격하고 투명한 심사 절차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지방은행은 전국이 아닌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한다는 점에서 시중은행과 차이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지방은행을 둔 지자체는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 등 5곳으로, 인천에는 지방은행이 없다. 과거 경기은행(옛 인천은행)이 있었지만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퇴출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023년 낸 ‘지방은행은 필요한가?’ 분석 보고서를 보면 시중은행과 차별화되는 지방은행의 역할은 ▲지역 중소기업에 은행 자금 공급 ▲지역 금융소비자에게 질 높은 은행서비스 제공 ▲지역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기여 ▲지역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 등이다. 전국 단위 영업망을 갖춘 시중은행 입장에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한계가 있겠지만, 인천에서는 시금고 은행이 지방은행의 역할을 일정 부분이라도 감당해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이높다. 이 때문에 인천시 1·2금고에 선정된 은행들은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직원을 배치하거나 지점을 유지·확대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접점을 높이고 있다.
인천시는 13일 ‘인천시금고 지정·운영 조례 개정안’을 공포하고 시금고 선정 절차를 시작한다. 금고 지정 설명회, 신청서 접수, 인천시금고 지정 심의위원회 평가를 거쳐 이르면 8월 말 차기 시금고 은행을 확정할 계획이다. 1·2금고 지위 확보를 위해 신한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 시민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지역 경제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은행을 시금고로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각 기관이 제시하는 출연금 규모보다는 지역의 위기 상황(자연재해 등) 시 주민들에게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지, 지역 자본의 선순환을 이끌 수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심사 기준 확립부터 심사위원 구성까지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김하운 전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은 “시금고 선정에 나서는 기관들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심사위원들이 선정되는 것은 물론, 인천시가 심사 과정에서 손을 떼서 심사위원들이 적절히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시금고 출연금은 결국 우리 시민의 세금이다. 이러한 수치에 집착하기보다는 우리 지역과 시민을 위해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길 바란다”고 했다.
이상원 동아대 경영대학 금융학과 교수는 “시중은행이 지방은행만큼 지역에 기여하려면 제한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지역 관계형 금융’ 실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평가 기준은 객관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심사위원 구성, 필요하다면 평과 결과 공개 등 공정하고 투명한 시금고 선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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